세계적 인터넷 업체인 미국 구글이 한국의 조그마한 소프트웨어 업체를 인수하려는 것일까.

구글 기업개발팀 관계자들이 최근 방한해 한글과컴퓨터의 자회사인 한컴씽크프리측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한컴씽크프리는 설립된 지 7년이 됐지만 아직 매출이 거의 없어 신생기업이나 다름없다.

구글 사람들이 누구와 만나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다.

그러나 백종진 한컴 사장은 8일 "단순히 업무제휴를 할 것인지,매각을 할 것인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이 씽크프리에'추파'를 처음 던진 것은 지난달이다.

연구개발(R&D)센터 설립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방한한 앨런 유스타스 구글 수석부사장이 백종진 한컴 사장을 만나 한컴씽크프리 매각에 관해 협의했다.

한컴씽크프리는 오피스 프로그램 패키지를 사서 쓰지 않고 온라인 상에서 오피스 프로그램을 클릭해 바로 쓸 수 있게 하는 '씽크프리 오피스'를 내놓아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가장 큰 라이벌'이라고 꼽은 '다크호스'다.

구글은 온라인 오피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이 회사를 파트너로 찍었다.

씽크프리 오피스는 워드프로세서인 '씽크프리 Write',스프레드시트인 '씽크프리 Calc',프레젠테이션인 '씽크프리 Show' 등으로 구성됐다.

윈도 리눅스 등 다양한 운영체제를 지원하며 MS 워드,액셀,파워포인트 등과 완벽하게 호환된다.

현재 온라인 오피스 시장에서는 한컴씽크프리와 미국의 구글,조호(ZOHO)가 3파전을 벌이고 있다.

구글이 한컴씽크프리를 인수하면 이 시장의 절대강자가 된다.

지난 9월 온라인 오피스 '독스 앤 스프레드시트'를 선보인 구글이 한컴씽크프리에 손길을 내민 것은 씽크프리의 기술력이 우수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강태진 한컴씽크프리 대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하지만 강 대표는 평소 "씽크프리 오피스로 5년 안에 MS의 오피스 점유율 10%를 빼앗겠다"고 말하곤 했다.

MS의 지난해 오피스 매출이 11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씽크프리 오피스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얘기다.

이 꿈을 이루는 데 구글이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실리콘밸리의 구글 본사에는 구글과 손을 잡기 위해 수많은 벤처기업이 제안서를 들고 줄을 서서 대기한다고 알려졌다.

한컴씽크프리로선 구글의 제안을 뿌리칠 이유가 없다.

한컴씽크프리는 현재 미국에서만 온라인 서비스를 하고 있다.

사용자도 상당수 확보했다.

로스앤젤레스 시립도서관,트럭 렌털 회사 라이더 등 15개 기업과 사용계약을 맺었다.

강 대표는 "지난달 제프리 베이조스 아마존닷컴 창업자와 논의한 제휴 내용을 구체화해 내년 2월 런던 웹2.0 행사에서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마존도 '러브콜'을 했다는 얘기다.

한컴씽크프리는 국내에서는 내년 1분기 중 NHN을 통해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한다.

본격적인 서비스를 앞두고 구글의 '러브콜'을 받아들일 것인가.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