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현 교수의 이슈경제학] 역외선물환(NDF)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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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외환위기 당시 정부는 물가안정을 이유로 외환시장에 개입하여 환율을 달러당 900원 이하로 계속 억제하는 정책을 사용하였다.
(달러 표시 국민소득을 1만달러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그랬다는 이야기도 있기는 하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때 한국은행은 현물환시장과 선물환시장을 총동원하여 원화가치 방어를 시도하였다.
달러를 매도하고 원화를 사들여야 방어가 되는데 현물환시장에서도 달러팔자로 나가는 동시에 선물환시장에서도 달러팔자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을 통해 원화가치를 달러당 1000원 이하로 억제하는 정책을 사용한 것이다.
그러나 달러가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무리한 원화가치방어는 결국 한국은행이 보유한 외환보유액을 급격히 잠식시키는 역할을 하였고 결국 이는 곧이어 다가온 외환위기의 원인이 되었다.
원화가치의 무리한 방어가 지속되자 원화의 폭락 가능성을 감지한 외국인들이 한국외환시장이 아닌 외국(당시 주로 싱가포르 시장)에서 차액결제선물환(non-deliverable forward ; NDF) 방식으로 원화에 대한 선물환거래를 시작하였는데 이때 원화에 대한 선물환결제가 외국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강조하여 NDF 거래를 역외선물환거래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다.
기본적인 메커니즘은 일정기간 후 원화가치를 예상하여 원화매도나 매수 포지션을 취하되 결제는 달러로 하게 되므로 굳이 한국시장을 이용할 필요가 없게 만든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외국인들에게 원화는 외국환이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투자하려는 외국인이 있다고 하자.그는 우선 달러를 팔아 원화부터 사들이고 나서 이 원화를 가지고 주식시장에 투자하게 된다.
그리고 주가가 올라서 이익을 보고 주식을 팔 경우 원화가 들어온다.
이 경우 이 외국인 투자자는 주식을 팔아서 번 원화를 다시 달러로 바꾸어 나가게 된다.
결국 한국에 투자를 하고 투자수익을 챙길 때 원화의 가치변동에 따른 위험이 생긴다.
이러한 원화포지션 위험을 헤지하려면 선물환거래를 해야 하는데 이 때 외국에 있는 은행을 통해 포지션을 취하고 결제를 함으로써 거래의 편의를 도모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NDF계약을 상정해보자.
① 거래대상 ; 원화 ② 만기 ; 90일 후 ③ 수량 ; 100억원 ④ 선물환계약가격 ; 1200분의 1 달러/원 ⑤ 매수자 ; 외국기업 C ⑥ 매도자 ; 외국기업 D
결국 만기에 가서 100억원이라는 외환을 1원당 1200분의 1달러에 사고 팔기로 계약을 하되 실현된 가격과 계약가격의 차이만을 달러로 결제하면 되도록 만든 것이다.
이제 90일이 지나서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가 달러당 1000원, 곧 1원당 1000분의 1달러가 되었다고 하자.이 경우 NDF 계약가격은 1200분의 1달러/원이었는데 원화의 가치가 계약가격대비 상승한 1000분의 1달러/원이 되었으므로 원화 매수자인 C기업이 이익을 보고 D기업은 손실을 본다.
이때 결제액수는 다음과 같다.
100억원×(1000분의 1-1200분의 1)달러/원=166만6000달러
결국 D가 C에게 166만6000달러를 지급함으로써 결제가 종료된다.
이들이 비록 원화에 대한 포지션을 취하기는 했지만 결국 달러로만 결제되므로 이 거래에 관한한 한국시장을 거치지 않고서도 결제가 가능해진다.
물론 그림에서 보듯이 이들이 각자 100억원의 원화거래를 할 경우 이는 서울외환시장에서 이루어지게 되지만 NDF거래 자체에서는 달러로만 결제된다.
2년여 전 재경부 국정감사에서 역외선물환을 통해 1조8000억원의 손실을 본 부분이 크게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이때 우리나라의 포지션은 위의 예에서 D의 포지션으로 이해하면 된다.
물론 목적은 1997년과 판이했다.
수출에 도움을 주고자 달러를 1200원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달러를 사들이고 원화를 파는 포지션을 취한 것이다.
원화가치가 못 오르게 억제하는 정책, 말하자면 달러가치를 방어한 셈이다.
현물환 시장에다가 NDF시장까지 동원하여 화끈(?)하게 달러가치를 지지한 정책은 그러나 결국 실패하였다.
미국의 수지적자를 통해 계속해서 달러가 남발이 되는 데에 따른 달러공급과잉을 막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1997년에는 원화가치를 계속 높여 놓는 데에 실패했듯이 2004년에는 원화가치를 낮춰 놓는 데에 실패를 하였고 달러가치가 1200원대에서 1000원대로 떨어지면서 위의 예에서 D가 손해를 보았듯이 우리 정부도 큰 손해를 본 것이다.
(이렇게 본 손해가 1조8000억원이라는 얘기는 거꾸로 위의 예에서 C같은 원화 매수 포지션을 취한 외국법인들이 1조8000억원, 약 18억달러의 이익을 보았다는 얘기인데 누가 그 상대방이었는지는 정부가 밝히지 않고 있다.)
1997년 이후 NDF시장의 원.달러 선물환 가격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고 국내시장에 대한 가치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의 경험은 환율방어라는 것이 어느 정도로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해 '과유불급'이라는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서울시립대 교수 chyun@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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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풀이 ]
○역외선물환(Non-Deliverable Forward)=원화와 달러를 교환하기 위해 홍콩 싱가포르 등지에 형성된 역외선물환 시장이다.
만기에 계약원금의 교환 없이 계약한 선물환율과 지정환율의 차이만을 정산하기 때문에 차액결제선물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금융 조세 외환관리면에서 혜택을 볼 수 있는 타국(역외)에서 주로 운용된다.
(달러 표시 국민소득을 1만달러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그랬다는 이야기도 있기는 하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때 한국은행은 현물환시장과 선물환시장을 총동원하여 원화가치 방어를 시도하였다.
달러를 매도하고 원화를 사들여야 방어가 되는데 현물환시장에서도 달러팔자로 나가는 동시에 선물환시장에서도 달러팔자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을 통해 원화가치를 달러당 1000원 이하로 억제하는 정책을 사용한 것이다.
그러나 달러가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무리한 원화가치방어는 결국 한국은행이 보유한 외환보유액을 급격히 잠식시키는 역할을 하였고 결국 이는 곧이어 다가온 외환위기의 원인이 되었다.
원화가치의 무리한 방어가 지속되자 원화의 폭락 가능성을 감지한 외국인들이 한국외환시장이 아닌 외국(당시 주로 싱가포르 시장)에서 차액결제선물환(non-deliverable forward ; NDF) 방식으로 원화에 대한 선물환거래를 시작하였는데 이때 원화에 대한 선물환결제가 외국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강조하여 NDF 거래를 역외선물환거래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다.
기본적인 메커니즘은 일정기간 후 원화가치를 예상하여 원화매도나 매수 포지션을 취하되 결제는 달러로 하게 되므로 굳이 한국시장을 이용할 필요가 없게 만든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외국인들에게 원화는 외국환이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투자하려는 외국인이 있다고 하자.그는 우선 달러를 팔아 원화부터 사들이고 나서 이 원화를 가지고 주식시장에 투자하게 된다.
그리고 주가가 올라서 이익을 보고 주식을 팔 경우 원화가 들어온다.
이 경우 이 외국인 투자자는 주식을 팔아서 번 원화를 다시 달러로 바꾸어 나가게 된다.
결국 한국에 투자를 하고 투자수익을 챙길 때 원화의 가치변동에 따른 위험이 생긴다.
이러한 원화포지션 위험을 헤지하려면 선물환거래를 해야 하는데 이 때 외국에 있는 은행을 통해 포지션을 취하고 결제를 함으로써 거래의 편의를 도모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NDF계약을 상정해보자.
① 거래대상 ; 원화 ② 만기 ; 90일 후 ③ 수량 ; 100억원 ④ 선물환계약가격 ; 1200분의 1 달러/원 ⑤ 매수자 ; 외국기업 C ⑥ 매도자 ; 외국기업 D
결국 만기에 가서 100억원이라는 외환을 1원당 1200분의 1달러에 사고 팔기로 계약을 하되 실현된 가격과 계약가격의 차이만을 달러로 결제하면 되도록 만든 것이다.
이제 90일이 지나서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가 달러당 1000원, 곧 1원당 1000분의 1달러가 되었다고 하자.이 경우 NDF 계약가격은 1200분의 1달러/원이었는데 원화의 가치가 계약가격대비 상승한 1000분의 1달러/원이 되었으므로 원화 매수자인 C기업이 이익을 보고 D기업은 손실을 본다.
이때 결제액수는 다음과 같다.
100억원×(1000분의 1-1200분의 1)달러/원=166만6000달러
결국 D가 C에게 166만6000달러를 지급함으로써 결제가 종료된다.
이들이 비록 원화에 대한 포지션을 취하기는 했지만 결국 달러로만 결제되므로 이 거래에 관한한 한국시장을 거치지 않고서도 결제가 가능해진다.
물론 그림에서 보듯이 이들이 각자 100억원의 원화거래를 할 경우 이는 서울외환시장에서 이루어지게 되지만 NDF거래 자체에서는 달러로만 결제된다.
2년여 전 재경부 국정감사에서 역외선물환을 통해 1조8000억원의 손실을 본 부분이 크게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이때 우리나라의 포지션은 위의 예에서 D의 포지션으로 이해하면 된다.
물론 목적은 1997년과 판이했다.
수출에 도움을 주고자 달러를 1200원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달러를 사들이고 원화를 파는 포지션을 취한 것이다.
원화가치가 못 오르게 억제하는 정책, 말하자면 달러가치를 방어한 셈이다.
현물환 시장에다가 NDF시장까지 동원하여 화끈(?)하게 달러가치를 지지한 정책은 그러나 결국 실패하였다.
미국의 수지적자를 통해 계속해서 달러가 남발이 되는 데에 따른 달러공급과잉을 막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1997년에는 원화가치를 계속 높여 놓는 데에 실패했듯이 2004년에는 원화가치를 낮춰 놓는 데에 실패를 하였고 달러가치가 1200원대에서 1000원대로 떨어지면서 위의 예에서 D가 손해를 보았듯이 우리 정부도 큰 손해를 본 것이다.
(이렇게 본 손해가 1조8000억원이라는 얘기는 거꾸로 위의 예에서 C같은 원화 매수 포지션을 취한 외국법인들이 1조8000억원, 약 18억달러의 이익을 보았다는 얘기인데 누가 그 상대방이었는지는 정부가 밝히지 않고 있다.)
1997년 이후 NDF시장의 원.달러 선물환 가격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고 국내시장에 대한 가치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의 경험은 환율방어라는 것이 어느 정도로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해 '과유불급'이라는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서울시립대 교수 chyun@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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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풀이 ]
○역외선물환(Non-Deliverable Forward)=원화와 달러를 교환하기 위해 홍콩 싱가포르 등지에 형성된 역외선물환 시장이다.
만기에 계약원금의 교환 없이 계약한 선물환율과 지정환율의 차이만을 정산하기 때문에 차액결제선물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금융 조세 외환관리면에서 혜택을 볼 수 있는 타국(역외)에서 주로 운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