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년(丁亥年) '황금 돼지의 해'를 맞은 내년 주식시장에 대해 증권사들의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내년 증시가 올해의 부진을 만회하고 상승 추세를 회복할 것이라며 대부분 1,650선 이상의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제시했다.

반면 일부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는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신중한 입장도 나오고 있다.

◇ 최고 1,800 전망 =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내년 지수 고점은 현대증권 1,580포인트 한국투자증권.대신증권.동양종금증권 1,650포인트, 삼성증권.대우증권 1,700포인트, 우리투자증권 1,710포인트, 굿모닝신한증권 1,720포인트, 교보증권 1,780포인트 등이다.

증권사들의 지수 전망치는 연말이 가까워져 올수록 높아지는 양상을 보이며 지난 7일에는 부국증권이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1,800포인트의 코스피 지수 목표치를 내놓기도 했다.

국내 증권사들의 낙관론의 근거는 경기 둔화 우려의 완화와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
올해 주식시장을 짓누른 가장 큰 요인이기도 했던 국내외 경기와 실적 모멘텀이 내년에는 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연간성장률 둔화 우려에도 기업이익은 증가할 전망이고 예상대로 2007년 하반기 경기가 회복되면 연착륙 가능성도 높아지는 만큼 장기성장에 대한 기대가 형성될 수 있다"며 "내년 증시가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대우증권도 "경제성장은 다소 둔화되지만 분기별 성장률이 점차 높아지면서 안정적인 성장이 지속되고 3년 만에 가시적인 기업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내년 증시가 올해의 휴식기에서 벗어나 재차 장기 상승 추세로 복귀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의 매도세도 올해보다 진정될 것으로 관측되는 등 수급 전망도 밝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동안 우리 증시에서 나타났던 외국인 순매도의 가장 큰 이유는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점유율이 다른 국가 대비 압도적으로 높았던 데 따른 과보유 해소 필요성 때문"이라며 "그러나 지난 2년간의 순매도로 일종의 외국인 오버행 부담이 진정되면서 2007년은 외국인이 3년 만에 순매수로 전환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외국계증권사에서는 신중론도 = 낙관론 일색인 국내 증권사에 비해 일부 외국계 증권사는 비교적 신중한 입장을 취하며 지수 전망도 보수적으로 제시했다.

모건스탠리증권은 내년 증시가 '성장'보다는 '가치'에 초점을 맞추는 한해가 될 것이라며 중립적인 관점에서 12개월 코스피 목표지수를 1,490포인트를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이 여전히 지역 내 다른 나라보다 할인돼 거래되고 있지만 밸류에이션 매력 감소와 내년 성장 둔화 전망을 감안할 때 생기는 다소 잃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행이 통화 정책을 강화함에 따라 국내 유동성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고 주식형 펀드로의 유입세도 역시 이미 3.4분기 이후 둔화되고 있다"며 내년 유동성 환경에 대해 우려의 시각을 드러냈다.

크레디리요네(CLSA)증권의 코스피지수 목표치도 1,550포인트로 그다지 높지 않다.

CLSA증권은 지난 8일 내년 원.달러환율 전망치를 종전 950원에서 930원으로 낮추고 이에 따라 내년 실적 전망도 2~3% 가량 낮아진다고 밝혔다.

CLSA증권은 이어 내년 코스피지수가 2.4분기 1,470포인트에 도달한 후 내년말 1,550포인트 부근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 UBS증권은 내년 한국증시가 올해보다는 훨씬 양호할 것이라며 내년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종전 1,550포인트에서 1,650포인트로 상향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