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북한을 꺾고 아시안게임 4강에 올랐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라얀 경기장에서 열린 도하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에서 김치우 염기훈 정조국의 연속 골로 북한을 3-0으로 완파했다.

1986년 이후 20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은 12일 밤 11시 알 사드 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을 2-1로 꺾고 올라온 이라크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비겨 공동 우승한 이후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재대결한 남북은 우정의 대결을 펼쳤지만 승부에선 양보가 없었다.

방글라데시 베트남 바레인을 맞아 무기력한 플레이를 펼쳤던 한국은 모처럼 골 결정력이 살아나 시원한 승리를 낚았다.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박주영 대신 정조국을 원톱에 세우고 염기훈과 이천수를 좌·우 날개로 배치한 한국은 전반 3분 수비수 김진규의 중거리 슛으로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그러나 조별 리그에서 우승 후보 일본을 격침시키고 올라온 북한도 만만치 않았다.

북한은 전반 11분 김성철의 왼쪽 측면 돌파로 문전을 위협했고 서혁철의 크로스와 김영준의 날카로운 땅볼 슛으로 팽팽하게 맞섰다.

균형은 측면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김치우의 캐넌슛 한 방으로 깨졌다.

김치우는 전반 31분 이천수의 슛이 수비벽에 맞고 페널티 지역 왼쪽 외곽으로 흐르자 달려오던 탄력을 더해 강력한 왼발 논스톱 중거리포를 쏘았고 발등에 정확히 걸린 볼은 20m를 직선으로 날아가 골문 왼쪽 상단 구석에 꽂혔다.

기선을 잡은 한국은 북한 수비진이 전열을 정비하려던 순간 추가 골을 터뜨렸다.

왼쪽 날개 염기훈은 전반 34분 이천수가 찔러 준 볼을 받아 왼발 터치슛으로 북한 수문장 김명길 옆을 꿰뚫어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12분에는 정조국이 염기훈의 크로스를 방향만 살짝 돌려놓는 논스톱 슛으로 꽂아넣어 스코어를 세 골 차로 벌렸다.

한국 축구는 2002년 부산대회 조별리그 3차전부터 아시안게임 8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한편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우승 후보 이란은 8강에서 중국과 연장까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8-7로 이겨 4강에 올랐다.

이란은 태국을 누르고 올라온 홈팀 카타르와 4강에서 맞붙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