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머리CBO 시장서 '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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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머리CBO(회사채담보부증권) 시대 막 내리나.'
정부가 벤처 활성화 대책의 하나로 올초 적극 추진한 프라이머리CBO 지원정책이 시장에서 '찬밥'취급을 받고 있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이 풍부한 시중 유동성과 저금리를 바탕으로 올 들어 중소기업들에 대한 공격적인 대출에 나서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프라이머리CBO는 대출보다 발행하는 절차가 복잡한 데다 이자 비용도 결코 낮지 않아 중소기업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
10일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은 지난 3월 기술보증기금의 50~70% 지급 보증을 조건으로 혁신형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해 1000억원대 규모의 프라이머리 CBO를 발행키로 한 계획을 최근 철회했다. 산은이 총 45개사를 뽑아 기보에 신용 평가를 맡겼지만 기보는 4개사에 대해서만 지급 보증 의사를 밝히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프라이머리 CBO는 위험 분산 차원에서 신용도가 다양하게 분포된 40~50개 기업이 참여해야 상품으로 가치를 가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산은은 대신 지난달 13개사만 참여한 '소액 신탁수익권(구조화 금융펀드)'을 단독으로 발행,판매했다.
이 펀드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채권의 관리·처분을 산은에 맡길 경우 이를 근거로 수익 증권을 발행하는 형태다.
프라이머리 CBO가 기업 평가를 위해 신용도 평가를 하고 자산유동화회사(SPC)를 설립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고 소요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 데 비해 이 펀드는 이런 절차적 비용을 줄이고 소액 발행할 수 있는 게 특징.
산은은 이런 대안에도 불구하고 당초 발행하려던 규모를 10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크게 줄이는 한편 위험성이 높은 2종 수익권(후순위)은 직접 인수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았다.
산은 관계자는 "시중 대출금리는 연 7%대 안팎인 데 비해 프라이머리 CBO에 편입되는 BW의 표면금리 수준이 7~9%로 높아 참여하는 중소기업 수가 많지 않아 소액 신탁수익권을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청도 올해 3~4차례에 걸쳐 5000억원 규모의 프라이머리 CBO를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시장에서 예상 밖으로 '푸대접'을 받고 있어 전체 1100억원 규모로 2차 발행에 그칠 전망이다.
당초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1500억원 규모로 발행키로 한 1차 프라이머리 CBO 발행은 410억원 규모로 끝났다.
대신증권이 주간사를 맡은 2차 사업은 목표치인 150억엔(1250억원)을 밑도는 86억엔(약 690억원) 수준으로 이번주 중 발행할 예정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그나마 엔화로 발행,연 금리가 2.6~6.3%대로 낮아 기업들이 다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기보 관계자는 "프라이머리CBO 발행이 이처럼 퇴조세를 보이는 것은 과거 '중소·벤처기업 지원'이라는 명분 위주로 만든 상품이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은 탓"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시장 요구에 맞춰 기술력과 위험성이 동시에 높은 벤처기업들을 위한 새 파생 상품을 개발할 때"라고 그는 지적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
[용어풀이]
◆프라이머리 CBO=여러 기업이 새로 발행한 회사채를 묶어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증권.신용 등급이 낮아 자체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기 어려운 개별 기업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어 중소기업 자금 정책 수단으로 각광받아 왔다.
정부가 벤처 활성화 대책의 하나로 올초 적극 추진한 프라이머리CBO 지원정책이 시장에서 '찬밥'취급을 받고 있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이 풍부한 시중 유동성과 저금리를 바탕으로 올 들어 중소기업들에 대한 공격적인 대출에 나서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프라이머리CBO는 대출보다 발행하는 절차가 복잡한 데다 이자 비용도 결코 낮지 않아 중소기업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
10일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은 지난 3월 기술보증기금의 50~70% 지급 보증을 조건으로 혁신형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해 1000억원대 규모의 프라이머리 CBO를 발행키로 한 계획을 최근 철회했다. 산은이 총 45개사를 뽑아 기보에 신용 평가를 맡겼지만 기보는 4개사에 대해서만 지급 보증 의사를 밝히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프라이머리 CBO는 위험 분산 차원에서 신용도가 다양하게 분포된 40~50개 기업이 참여해야 상품으로 가치를 가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산은은 대신 지난달 13개사만 참여한 '소액 신탁수익권(구조화 금융펀드)'을 단독으로 발행,판매했다.
이 펀드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채권의 관리·처분을 산은에 맡길 경우 이를 근거로 수익 증권을 발행하는 형태다.
프라이머리 CBO가 기업 평가를 위해 신용도 평가를 하고 자산유동화회사(SPC)를 설립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고 소요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 데 비해 이 펀드는 이런 절차적 비용을 줄이고 소액 발행할 수 있는 게 특징.
산은은 이런 대안에도 불구하고 당초 발행하려던 규모를 10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크게 줄이는 한편 위험성이 높은 2종 수익권(후순위)은 직접 인수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았다.
산은 관계자는 "시중 대출금리는 연 7%대 안팎인 데 비해 프라이머리 CBO에 편입되는 BW의 표면금리 수준이 7~9%로 높아 참여하는 중소기업 수가 많지 않아 소액 신탁수익권을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청도 올해 3~4차례에 걸쳐 5000억원 규모의 프라이머리 CBO를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시장에서 예상 밖으로 '푸대접'을 받고 있어 전체 1100억원 규모로 2차 발행에 그칠 전망이다.
당초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1500억원 규모로 발행키로 한 1차 프라이머리 CBO 발행은 410억원 규모로 끝났다.
대신증권이 주간사를 맡은 2차 사업은 목표치인 150억엔(1250억원)을 밑도는 86억엔(약 690억원) 수준으로 이번주 중 발행할 예정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그나마 엔화로 발행,연 금리가 2.6~6.3%대로 낮아 기업들이 다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기보 관계자는 "프라이머리CBO 발행이 이처럼 퇴조세를 보이는 것은 과거 '중소·벤처기업 지원'이라는 명분 위주로 만든 상품이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은 탓"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시장 요구에 맞춰 기술력과 위험성이 동시에 높은 벤처기업들을 위한 새 파생 상품을 개발할 때"라고 그는 지적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
[용어풀이]
◆프라이머리 CBO=여러 기업이 새로 발행한 회사채를 묶어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증권.신용 등급이 낮아 자체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기 어려운 개별 기업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어 중소기업 자금 정책 수단으로 각광받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