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직장인 오상한씨(35·가명)는 요즘 한숨만 내쉬고 있다.

은행 이자가 갈수록 불어나고 있어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중 최고치에 이르면서 오씨처럼 걱정이 태산인 금융 소비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지급준비율 인상(23일),내년 상반기 콜금리 인상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주택대출 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다고 관측한다.

은행권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98%는 대출 이자가 시장 금리(3개월 CD금리)에 연동돼 주기적으로 바뀌는 변동금리 대출이다.

CD 금리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계속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 8일 현재 3개월 CD 금리는 연 4.71%로 2003년 3월 이후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내년 상반기 콜금리를 인상하기라도 한다면 CD 금리가 연 5%대까지 육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 이자가 지금보다 0.3%포인트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얘기다.

기존 대출 고객뿐만 아니라 새로 대출받으려는 사람의 이자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 당국이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데다 은행들이 우대 및 할인 금리를 잇따라 폐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11일부터 주택담보대출의 금리할인 폭을 종전 최고 0.8%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0.3%포인트 축소키로 했다.

노부모 봉양시 우대 금리도 종전 0.3%포인트에서 0.1%포인트로 0.2%포인트 축소했다.

그러나 원리금 상환능력 파악이 가능한 소득증빙 자료를 제출해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산출하는 경우엔 금리를 0.2%포인트 우대하고 담보인정비율(LTV) 40% 이내 대출(만기 10년 이하 투기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은 제외)에 대해선 금리를 0.1%포인트 우대키로 했다.

이에 따라 최대 감면 혜택이 1.3%포인트에서 1.1%포인트로 축소돼 고객 입장에서는 대출 이자가 0.2%포인트 상승하는 셈이다.

여기에 시장금리 상승분 0.03%포인트까지 감안하면 신한은행의 대출 금리는 일주일 사이 0.23%포인트 오르게 된다.

1억원 대출시 연간 이자가 23만원 늘어난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당분간 대부분의 은행들이 우대금리 축소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시장 금리가 내려가지 않는 한 대출 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신규 대출을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8일부터 '긴급 자금'이 아니면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도록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그동안은 '실수요자' 개념이 모호해 영업점장의 의견 첨부시에도 대출이 가능했지만 당분간 관련 서류를 첨부한 매매 잔금이나 전세보증금 대출 이외엔 대출을 승인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성완·장진모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