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으로 인생의 승부를 볼 결심을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업의 꽃'으로 불리는 임원이나 최고경영자(CEO)가 되는 게 꿈이다.

그러나 임원이나 CEO도 오너가 아니면 '제2의 취업'을 고민해야 한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임원은 임시직원의 줄임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재직기간이 짧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임원으로 재직하다 은퇴한 사람들의 선택은 집으로 가거나 재취업을 하거나 둘 중 하나.

다행히 2000년 이후 국내에서도 임원이나 CEO급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재취업 시장이 조금씩 활성화하고 있다.

뛰어난 경영자 한 명이 회사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이 사내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능력 있는 경영자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 있어도 원하는 직장에서 모셔가는 최고급 인재는 그야말로 극소수에 불과하다.

보다 적극적으로 구직 전선에 뛰어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런 경우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게 헤드헌팅 업체들이다.

현재 국내에는 400여개의 크고 작은 헤드헌팅 업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 중 일부 업체들은 임원이나 CEO급 인사들을 대상으로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국내 기업의 임원이나 CEO들은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일자리를 알아 보고 있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꺼릴 정도로 소극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헤드헌팅 업체를 이용할 때도 무작정 '알아서 모셔가길' 바라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임원급 이상 고급 인재 전문 헤드헌팅 업체인 유앤파트너즈의 유순신 대표는 "임원이나 CEO들은 보다 자신의 브랜드를 관리하고 이를 관련 업계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제2의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퇴직 1년 전부터 준비해서,퇴직 1년 내에 승부를 보라'는 게 베테랑 헤드헌터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퇴직 1년 전부터는 자신의 구체적인 '성공 스토리'를 담은 경쟁력 있는 이력서를 헤드헌팅 업체에 등록하고,주요 헤드헌터들과도 끊임없이 네트워크를 유지해야 한다.

또 퇴직 후 1년이 지나면 기업들이 채용을 꺼리기 때문에 그 전에 어떤 형태로든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커리어케어의 전일안 상무는 "일자리를 못 잡으면 관련 사회단체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더라도 집에서 쉬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퇴직 후에도 신발을 신고 살아야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자신이 가고 싶은 회사,자기 장점,희망 연봉 등을 명확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 대표는 "헤드헌터를 통해 이직을 할 때는 프로 운동선수가 됐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주변 사람들에게 슬쩍 흘려야 한다는 것이다.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이직을 할 때도 제3자의 추천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업무에 대한 노하우를 제외한 과거를 깨끗이 잊는 것은 필수다.

전 상무는 "과거 직장에서 누렸던 연봉이나 각종 혜택에 연연하면 재취업에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