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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젠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질'로써 승부를 거는 시대다.

이른바 '잘 먹고 잘 살자'는 라이프스타일이 대세다.

지방의 한 사립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조모(45)씨. 시골에서 자라 가난하게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공부만 한 터라 '잘 먹고 잘사는 것'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주위의 도움으로 어렵게 간 미국유학 시절부터 몸을 돌보지 않고 연구하던 버릇이 아직도 남아있어 대부분의 시간을 책상에서 보낸다.

주변에선 그를 성공한 지식인이라고 부러워하지만， 정작 그는 술과 담배로 찌든 자신의 몸을 돌아보며 한숨을 내쉰다.

직장 건강검진에서 고혈압 판정이 난 이후에야 비로소 조씨는 건강에 눈을 돌렸다.

조씨는 최근 아침마다 동네를 산책하다 본격적인 저녁 운동을 위해 헬스장에 다니기로 했다.

20년을 넘게 먹지 않던 아침 식사도 꼭 챙겼다.

싱싱한 과일 주스와 생식은 기본. 생활습관도 바꿨다.

저녁마다 있던 술자리 횟수를 줄이고， 대신 두 자녀와 놀아주며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조씨는 활기차게 변한 자신을 돌아보며 웃는다.

"나는 잘 먹고 잘 살고 있구나！" 그는 어느 순간부터 웰빙족(well－being 族)으로 변한 것이다.

건강한 정신과 몸을 쫓아가는 웰빙족들이 부쩍 늘었다.

이른바 '웰빙 신드롬'이 범사회적으로 번지면서부터다.

웰빙은 말 그대로 잘 먹고 잘사는 것. 하지만 단순히 유기농 야채를 먹고 운동만 한다고 웰빙족은 아니다.

컴퓨터를 비롯한 가전제품， 의류， 휴대전화， 정수기， 식품류에 이르기까지 생활하는 것과 관련된 모든 것이 웰빙족의 조건이 되고 있다.

이제 웰빙족 열풍은 하나의 신드롬을 넘어 현대 사회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웰빙 문화가 제대로 정착된다면 심신의 조화를 얻어 보다 여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대로 사는 것이 바로 웰빙이라는 것. 규칙적인 운동과 아침식사， 금주와 금연， 적절한 수면， 스트레스 해소 등이 웰빙의 기본이다.

웰빙 신드롬은 건강 열풍을 불러오면서 '몸짱'과 '아침형 인간' 등의 유행까지 몰고 왔다.

웰빙 열풍은 단순히 사회ㆍ문화적인 현상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삶의 질과 연관된 산업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기 때문. 기업들은 웰빙 마케팅에 나선지 이미 오래며 웰빙 아이템을 상품화하는 데는 도가 텄다.

이제 문화가 경제 현상을 만들고 더 나아가 경제활동의 새로운 틀을 창조하고 있는 셈이다.

먹거리， 즉 식품에서 시작된 웰빙 열풍은 전자ㆍ전기 등의 산업군까지 그 영역에 포함시켰고， 또 '웰빙 가전' 바람은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으로 이어져 최근 불황 속의 '나 홀로 호황' 산업군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또 다시 불어 닥친 조류인플루엔자 여파로 공기청정기 등 삶의 질 향상과 관련되는 '웰빙주'가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결국 웰빙은 개인의 몸과 마음으로부터 출발해 가정과 사회로 이어진 것이다.

개인의 문화가 기업 문화로 이어지고 다시 우리 모두의 웰빙으로 돌아오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웰빙 명품'을 표방한 중소기업들의 질주도 두드러지고 있다.

회사 규모는 작아도 기술의 크기는 크고， 고도의 '하이테크'는 아니지만 친환경적인 제품으로 웰빙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강소(强小)' 기업들이다.

소박하지만 시대를 앞서가는 감각으로 각 분야에서 틈새를 공략하고 있는 이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새로운 웰빙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