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G마켓은 기업의 사회공헌이 사회와 기업에 얼마나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는지를 증명해 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 업체는 쇼핑 때마다 구매자와 판매자가 일정액(10원 정도)을 기부토록 하는 '후원쇼핑'을 고안했는데,그야말로 '왕대박'을 터트렸다.

10원 정도의 선행이라면 얼마든지 나서겠다는 소비자들이 줄을 서는 바람에 매출이 급증했고,예상치 못했던 수십억원의 기부금이 쌓이며 '통 큰' 사회공헌도 실천했다.

결과적으로 G마켓은 기발한 사회공헌 프로그램만을 고안해 냄으로써 홍보효과를 극대화하는데 성공했고 '1석3조(一石三鳥)'의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위 사례에서 보듯 이제 사회공헌활동은 '생색내기용' 이벤트가 아니라 '또 다른 경영활동'으로 평가받는 분위기다.

사회공헌활동은 특히 반기업 정서가 강한 국내에서 '기업이 비용을 지출하는 가장 아름다운 활동'으로서 기업문화로까지 자리잡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자 대부분 기업들은 사회공헌 전담 부서를 신설,'일회성 이벤트'보다는 지속 가능한 공헌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엔 창의적이고,차별화된 공헌프로그램 개발에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분초를 쪼개 쓰는 CEO(최고경영자)들도 자사 사회공헌 프로그램엔 예외없이 동원되고 있다.

공헌프로그램의 차별화가 관건

사회공헌활동이 기업문화로 자리잡으면서 기업들의 선행경쟁은 차별화로 치닫고 있다.

매년 200억원 이상의 사회복지기금을 출연,'물량공세'를 벌여온 삼성그룹은 최근 들어 차별화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삼성생명이 저소득층 여성가장의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여성가장 창업 지원 사업'이 가장 대표적.삼성전자와 삼성종합기술원,삼성증권이 교육인적자원부와 공동으로 개발한 저소득층 청소년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LG그룹은 맞춤형 사회봉사활동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임직원 스스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사회봉사 분야를 선택,실천하는 DIY(Do It Yourself)형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푸른산 사랑운동'의 경우 LG 각 사업장의 200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데,장소에서 봉사활동 선택까지 참여자 재량에 달렸다.

대한항공이 2003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사랑의 끝전모금'도 대내외에서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대한항공 전 직원이 월급여의 1000원 미만 우수리(임원은 1만원 미만)를 기부하게 되며,회사도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직원들이 낸 돈과 같은 금액을 출연하는 게 요지.이렇게 모인 돈은 사회소외계층을 돕는 데 사용된다.

삼양그룹은 '나눔경영'을 사시로 정해 신입사원이 각종 봉사활동을 체험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신입사원은 '1사1촌 마을 봉사활동' '고아원 방문' '어린이집 놀이봉사활동' 등 회사가 기획한 봉사프로그램 중 하나 이상을 선택,참여하고 있다.

CEO가 직접 뛴다

지난 11월 중순 최태원 SK㈜ 회장은 강원도 평창지역을 방문,팔을 걷어붙이고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김치 5000포기를 담갔다.

최 회장은 수해로 피해를 입은 평창·인제지역 주민들의 겨울나기를 돕는 차원에서 김장독을 묻는가 하면 500포대의 쌀을 실어 나르며 비지땀을 쏟았다.

사회공헌활동도 기업의 대표 브랜드인 CEO가 직접 뛰면 효과가 배가 되게 마련이다.

최 회장의 이 같은 열성으로 SK 사회공헌활동 현장에서 각 계열사 CEO들이 필참하는 전통이 만들어졌다.

삼성그룹도 지난 12일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김순택 삼성SDI 사장 등 22명의 CEO가 총출동해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들 CEO는 400명의 쪽방주민을 초청,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동절기 생필품을 전달했다.

이상완 삼성전자 LCD총괄 사장은 최근 소외계층에게 자장면을 배달하고,김장담그기 봉사활동을 벌였다.

사회공헌을 기업문화로 정착시키려는 CEO들의 관심과 역할이 커지면서 이들의 '솔선수범'은 다른 기업들로 확산되는 추세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