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을 잔뜩 긴장하게 만들었던 마녀들의 심술은 없었다.

오히려 주가가 거침없이 오르면서 코스피 지수는 단숨에 1420선 근처까지 내달렸다.지난 9월 연기금에 이어 이번엔 외국인들이 깜짝쇼를 펼쳤다.

14일 코스피는 35.10P(2.54%) 급등한 1418.38로 거래를 마치며 닷새 만에 다시 1400선 위로 올라섰다. 코스닥도 605.89로 7.54P(1.26%) 상승하며 600선을 되찾았다.

선물옵션동시 만기일을 맞아 초반 잠시 눈치를 보는 듯 하던 지수는 장중 프로그램 매도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 사자가 유입되면서 오름세로 방향을 굳혔다.

매도 우위를 보이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7714억원 순매수로 돌아서고, 마감동시호가 때 비차익거래로 4500억원 가량의 사자가 유입되면서 막판 지수를 11포인트 가량 끌어올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과 개인은 각각 6078억원과 1110억원 어치 주식을 내다 팔았다. 당초 1조원 가량의 매물이 출회될 수 있다던 프로그램은 3345억원 순매수로 마감됐다.

전 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모처럼 동반 강세를 시현했다.

LG전자가 4% 넘게 오른 것을 비롯해 대표 기술주들이 일제히 뜀박질했다. POSCO는 30만5000원으로 1만1500원(3.92%) 뛰어 상장 이후 처음으로 30만원 고지를 밟았다.

일명 '장하성 펀드'와 기업지배구조 개선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힌 태광산업대한화섬이 나란히 상한가로 직행했고, 화성산업 크라운제과 등 관련주들도 급등했다. 그룹 회장이 상장 계열사간 상호출자지분을 전량 사들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삼화콘덴서 삼화전자 삼화전기 등이 급등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NHN LG텔레콤 하나로텔레콤 등 대표 종목들이 모두 상승했다. 외국계 창구로 매수세가 유입된 CJ홈쇼핑이 5% 남짓 올랐고, 다음도 구글과의 검색광고 사업 제휴가 긍정적이란 평가속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동산진흥이 뚜렷한 재료 없이 6일째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이노칩은 50% 무상증자를 실시키로 했다고 공시하면서 가격 제한폭까지 뛰어올랐다.반면 닛시엔터테인먼트는 이틀 연속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상한가 6개를 포함한 585개 종목이 강세였고 하한가 5개를 포함한 185개 종목은 내림세를 보였다.코스닥 시장에서는 643개(상한가 15개) 종목이 상승했고 247개(하한가 9개) 종목은 떨어졌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생각보다 지수가 많이 올라 단기적으로 후폭풍이 있을 수 있다"며 "다만 만기 부담을 벗어났기 때문에 연말까지 1460포인트를 고점으로 상승세를 나타낼 수 있다"고 밝혔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만기 때마다 부담을 무난하게 소화하며 오히려 주가가 오르는 것은 전형적인 강세장임을 시사해주는 신호"라며 "단기적으로 20일 이동평균선인 1410포인트를 중심으로 매매 공방이 있을 수 있으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