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투쟁 등 강경 일변도의 투쟁방식이 도리어 전교조의 설득력을 약화시킨다고 봅니다.

교육 현장에서 학부모와 학생들 곁으로 다가가 소통하고 설득할 생각입니다."

14일 제13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으로 선출된 정진화 전교조 서울지부장(46·서울 신화중)의 첫 소감이다.

전교조 내 온건파로 분류돼 온 정 후보는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전국 전교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치러진 결선투표에서 57%의 득표율로 장혜옥 현 위원장(52)을 제치고 이날 신임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임기는 내년 1월1일부터 2년간이다.

부위원장에는 정진후 전 경기지부장(경기 제일중)이 선출됐다.

투표율은 84%로 집계됐다.

정 당선자는 "교원평가제 및 성과급 차등지급에 반대해 2001년 당시 벌였던 연가투쟁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제는 관성적인 투쟁을 남발하는 게 오히려 문제"라며 "이번 선거결과는 변화를 바라는 다수 전교조 조합원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 당선자는 "교원 성과급만 해도 기본성과급은 동일하게 하되 A,B,C 등급별로 차등지급되는 금액은 저소득층 학생을 위해 사회에 기탁하는 방식 등을 통해 얼마든지 전교조의 의사표현을 할 수도 있다"며 "학생·학부모,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설득력있게 대안을 제시하고 관철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전교조 선거에서는 온건파가 부상했다는 분석이 대세를 이룬다.

정 당선자는 현장 중심의 새로운 투쟁방식을 제안하며 선거기간 내내 현 집행부를 정면으로 비판해왔다.

정 당선자와 장혜옥 현 위원장은 모두 교원평가제에 대해 똑같이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접근 방식에서 차이를 드러냈다.

장 위원장 측이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교원평가제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취하며 연일 촛불집회와 농성 연가투쟁 등을 강행해 온 반면, 정 당선자는 "원칙적으로 교원평가제에 반대하지만 무조건적인 거부는 국민들의 거부감을 살 우려가 있으니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 밖에도 정 당선자는 △교원평가 법제화 및 근무평정 강화 저지 △교장선출보직제 기반 마련 △교원감축 및 학급총량제 저지, 표준수업시수 법제화 △사립학교법 이행 및 사립학교 단체교섭권 쟁취 △복직교사 호봉 및 경력인정 등을 추후 정책사항으로 내걸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