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정해(丁亥)년이 60년 또는 60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 돼지해'라는 속설은 신앙 대상으로 삼을 만큼 황금을 숭모하는 중국인들로부터 유래했다는 게 정설이다. 중국인들은 丁亥의 丁은 붉은 기운을 뜻하고 亥는 돼지를 상징,붉은 돼지의 해이지만 여기에 납음오행(納音五行)을 가미해 붉은 돼지 중 으뜸인 황금돼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는 것. 따라서 이 해에 낳은 자식은 재복이 많고 일생을 편안하게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중국인들 사이에 퍼져 있다.

그러나 국내 역학계에서는 정해년이 60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붉은 돼지해'라고는 할 수 있으나 '황금 돼지해'라고 말할 근거는 없다는 시각이다. 굳이 따진다면 노란색을 상징하는 천간인 기(己)가 돌아오는 2019년 己亥년이 오히려 황금에 가깝다는 것. 내년은 되레 丁의 기운이 강해져 재물·금융에는 좋지 않은 해일 수 있다고 경고하는 역학자도 있다.

역학 전문가인 성철재 충남대교수(언어학)는 "올해 쌍춘년에 이어 내년이 황금돼지해라는 속설은 역학상으로 전혀 근거 없는 얘기"며 "기업들이 마케팅 차원에서 화이트데이나 빼빼로데이 등을 만든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역학 전문가들은 내년 정해년에 태어날 아이들은 용감한 불의 기운과 낙천적인 돼지의 기운을 동시에 갖는다고 설명한다. 용맹스럽고 낙천적이며 자신의 내적 능력을 믿는 게 정해생의 보편적인 특성이며 이에 따른 기품을 갖춘 리더들이 많다는 얘기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