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마녀(트리플 위칭데이)의 축제'로 막을 내린 지난 14일 외국인 대규모 순매수의 정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외국인은 전일 장 마감 동시호가 시간에 대규모로 사자 주문을 내는 등 총 77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지수의 수직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비차익 순매수는 바스켓 형식으로 여러 종목을 묶은 것인 데다 창구를 CSFB증권 등 일부로 일원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대해 이건웅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여러 국가에 투자하는 ETF 내에서 한국 비중이 크게 축소된 것을 다시 상향조정하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내 이머징마켓펀드의 한국 비중은 16~17% 정도인데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i셰어 MSCI 이머징마켓 ETF의 한국 비중은 15.15%까지 낮아진 상태다.

펀드 정보업체인 AMG데이터에 따르면 10월 이후 이머징마켓 ETF로 2조7000억원,아시아·태평양 펀드로 1조1000억원이 순유입됐다.

이 선임연구원은 "MSCI 내에서 한국 비중을 고려하면 이들 펀드가 한국 주식을 최소 6000억원 이상 샀어야 한다"며 "하지만 돈은 들어왔는데 트리플 위칭데이 전까지 뚜렷한 집행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ETF로의 강한 자금 유입은 소외된 한국 증시에 수급상 호재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시장 일각에서는 CSFB증권의 주문 실수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매수차익 매물을 저가에 사기 위해 장마감 동시호가 때 시장가 주문을 내놨는데 상당 부분이 롤오버되면서 높은 가격에 체결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증권사가 이런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했다고 보기 어려워 현실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밖에 미국 캘퍼스와 같은 연기금이 다시 돌아왔다는 설과 대차거래 청산용 매수라는 얘기도 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