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차기 유엔사무총장이 14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취임 선서식을 갖고 유엔 공동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1월1일부터 공식 업무에 들어가기 앞서 열린 이날 취임식으로 사실상 첫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 시대가 막(幕)을 올린 셈이다.

반 사무총장의 취임은 개인적으로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자랑스럽고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북한 핵 문제 등이 국제사회의 초미(焦眉)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한국 출신이 유엔의 수장에 올랐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차기 사무총장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 또한 한두 가지가 아니다.

중동지역 분쟁을 비롯 선진국과 개도국간 빈부격차 심화 등 갖가지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이 긴요한 실정이다.

더욱이 조만간 재개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의 순조로운 진행과 조기 해결 등도 발등의 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국제사회의 갈등을 조정하고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중재자로서의 능력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한국인 총장으로서 국제사회의 분쟁 조정에 뛰어난 역량을 발휘함으로써 우리 외교력의 수준과 위상(位相)을 한단계 끌어 올려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북한 문제에 정통한 강점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한반도 주변의 복잡한 관계에서 주도권을 쥐고 남북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아울러 우리 정부도 공공개발원조(ODA)와 저개발국 빈곤퇴치 프로그램 참여 등을 통해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의 위상에 걸맞게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임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