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이벤트였던 선물옵션동시만기가 예상 외의 깜짝쇼로 마감됐다.

15일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4조원이 넘던 매수차익잔고 중 1조~1.2조원 가량이 만기 청산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스프레드 거래를 통해 1.2조원 가량의 물량이 3월물로 롤오버(이월)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들을 제외한 1.5조원 가량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통상 매수차익잔고에는 과거 몇년 동안 만기일을 거치면서 5000억원 가량의 허수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일부에서는 이렇게 수치상으로만 존재하는 잔고 규모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이번 만기를 통해 이 물량은 한층 더 불어났다.

주식시장에서 이러한 허수의 존재는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오류였지만 이제 단순한 수치상의 오류로 치부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커져버렸다.

특히 만기일이 도래할 때마다 쌓여만가는 매수차익잔고 규모로 시장이 혼란에 빠진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허수의 규모가 대략적으로 추정만 되기 때문에 전문가들마다 예상하는 실질 차익잔고 규모도 제각각이고, 출회되는 물량이나 시장에 줄 충격 등에 대해서도 다소의 의견차가 존재해 투자자들은 헷갈리게 마련이다.

굿모닝신한 김중현 연구원은 "이 같이 왜곡된 데이터는 정보가 아니라 오히려 공정한 투자와 효율적인 시장의 형성을 어렵게 만드는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체 규모의 30~40%에 달하는 허수를 포함하고 있는 데이터가 시장에서 정보로서 가지는 유효성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는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왜곡된 데이터가 시장에 혼란을 준다면 시장을 관리하는 의무를 가진 증권거래소에서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고 제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허수가 생겨나는 원인으로 창구에서 발생 잔고를 신고하고 이를 집계하는 과정에서 누락되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의 방식 하에서 자꾸만 오류의 규모가 커져간다면 집계 방식 자체를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어쨋든 전날 시장이 우려했던 폭풍은 불어닥치지 않았다.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면서 예상외의 전개가 펼쳐졌다.

연일 주식을 내던지던 외국인들이 매수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시장내 수급과 위축됐던 투자심리를 호전시켜준 것은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견조한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돌변한 외국인들의 행보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