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8년 이집트 원정 때 나폴레옹 군대가 들여온 이집트의 비단 숄은 곧 프랑스 사교계 전체에 엄청난 유행을 몰고 왔다.

이 의상은 유럽에서 자카르식 직조기로 자동 생산됐다.

이것이 미국 공학자 허만 홀러리스가 천공카드를 이용한 계산기를 발명하는 계기가 됐고 나아가 최초의 전자컴퓨터 에니악(ENIAC)의 탄생하는 원리가 됐다.

'핀볼 효과'(제임스 버크 지음,장석봉 옮김,바다출판사)는 역사상 다른 시공간 속에 흩어져 있던 사소한 사건이나 발명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고 증폭되는지,그럼으로써 어떻게 역사적인 사건을 만들어 내는지를 탐색한다.

'역사 발전의 원동력은 무엇인가'라는 거대 담론을 묻는 대신에 '세계는 어떻게 맞물려 가는가'를 진지하게 물어본다.

저자는 볼펜이나 가발과 같은 아주 사소한 소재에서부터 고급 수준의 철학에 이르기까지 연결고리가 전혀 보이지 않는 것들 사이를 횡단하면서 상호 연관성을 추적한다.

그는 서구에서 과학문명사 분야의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유명하다.

520쪽,1만8000원.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