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입은 '실력이 칠,전략이 삼'이잖아요.

칠을 잘했더라도 삼을 망치면 안되니까.

비싸더라도 제대로 된 곳에서 입시 전략을 짜달라고 해야죠."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만난 한 고3 어머니 K씨의 말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가 발표된 이후 입시 전략을 짜주는 컨설팅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대입 컨설팅은 같은 대학이라도 전형 종류가 수십 개에 달할 만큼 대입 제도가 복잡해지면서 최근 2~3년 새 생긴 새로운 교육시장.

올해 실시되는 2007학년도 정시는 대입제도가 대폭 바뀌는 2008학년도 이전에 치러지는 마지막 대입인 탓에 재수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학부모들이 유난히 많다.

이 때문에 컨설팅 업체의 문을 두드리는 인원도 지난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 대 1 상담 한 시간 50만원부터

직접 교육업체를 방문해 상담받는 상품이 가장 가격대가 높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과 강남구 대치동에서 진학상담 사업을 벌이고 있는 E사의 경우 상담료가 한 시간에 50만원부터 시작된다.

사무실 없이 입소문으로 고객을 모으는 대입 컨설팅 전문가들이 받는 비용은 더 비싸다.

강사의 수준에 따라 80만원 정도에서 비싼 경우 100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시간당 50만원은 대형 로펌에서 A급으로 분류되는 파트너급 변호사가 기업에 법률자문을 해줄 때와 같은 수준의 요금.일반 변호사들의 요금인 15만원과 비교하면 세 배가 넘는다.

대입 시즌만큼은 입시전문가의 몸값이 변호사보다 비싼 셈이다.

E사와 같은 업체들은 수험생의 영역별 수능 표준점수,학생부 사본 등을 분석한 후 성적에 맞는 대학과 학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E사처럼 진학 컨설팅 서비스를 벌이는 업체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인근에만 20여곳 이상에 달한다.

1 대 1 대면상담 상품과 관련,대치동 M학원 L원장은 "국내에서 배치표를 만들려면 많은 연구원과 다양한 입시 데이터가 필요한데 이 같은 역량을 갖춘 곳은 대형 입시학원 몇 곳 뿐"이라며 "사설 입시 컨설팅 업체들도 대성학원,종로학원 등 일부 유명학원의 배치표를 변형시켜 만든 자료로 대입 지도를 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이 받고 있는 상담료에 거품이 적지 않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2만~8만원 선 온라인 컨설팅 시장 급성장

대형 입시학원들의 유료 진학지도 상품은 대부분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이다.

대입 컨설팅 업계 선두주자로 1 대 1 대면상담을 주로 벌였던 김영일컨설팅도 올해 정시에서는 방문 상담을 100건으로 한정하고 온라인 회원모집에 힘을 쏟고 있다.

김영일 원장은 "오프라인으로 상담을 해도 제공하는 자료가 온라인과 다를 바 없는 데다 수요만큼의 상담요원을 배치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온라인으로 자료를 제공하는 형태의 상담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진학지도는 교육업체 홈페이지에 자신의 수능점수와 학생부 성적 등을 입력하면 자신에게 맞는 대학을 컴퓨터가 자동으로 정해주고 목표로 하고 있는 대학에서 치르는 대학별 시험 요령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특정 학과의 예상 커트라인 등 일반적인 정보의 경우 무료로 공개하는 경우도 많다.

김영일 컨설팅,종로학원,대성학원,유웨이중앙교육,메가스터디 등이 온라인 상담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이용 요금은 대면상담에 비해 저렴한 2만~8만원 선으로 부가 서비스의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자료를 해석하려면 대입에 대한 사전지식이 필요하다.

○입시설명회 발품 팔면 진학지도 무료

잘 찾아보면 무료로 진학지도를 받을 수 있는 상품도 적지 않다.

여러 사람이 모이다 보니 상담 시간이 짧고 번잡스럽다는 것은 감내해야 하지만 대학이나 입시학원들이 벌이는 입시설명회에 참가할 경우 즉석에서 진학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예년의 경우 입시학원이 주최하는 설명회가 주를 이뤘지만 2007학년도 들어 친분이 있는 대학 관계자들이 팀을 이뤄 지방순회 설명회를 여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17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대학 연합 입시 박람회를 벌인다.

대학별 부스에서 입시 관련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중앙학원 등 교육업체들이 벌이는 입시 설명회도 21일 전까지 전국에서 열린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