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라인게임에서는 게임은 무료로 이용하되 아이템은 돈을 주고 사게 합니다.

이런 부분유료화 모델이 미국에서는 온라인게임의 '블루오션'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넥슨아메리카의 존 지 사장은 한국 온라인게임의 부분유료화라는 독특한 과금방식에 미국 업계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넥슨아메리카 사무실에서 만난 지 사장은 "미국 업체들은 게임으로 매월 수익을 내는 부분유료화 모델에 놀라움을 표시하며 열심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게임을 대부분 패키지 형태로 매장에서 판매한다.

따라서 한 번 팔고 나면 그만이다.

하지만 한국 온라인게임은 아이템을 게이머들에게 돈을 받고 팔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지 사장의 얘기는 미국 업체들이 부분유료화 모델의 이런 지속적인 수익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여름 시애틀에서 열린 캐주얼게임 컨퍼런스나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한국 온라인 캐주얼게임의 부분유료화 모델이 대단한 화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지 사장은 "한국 온라인게임은 수준이 높아 미국에서도 부분유료화 모델이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템을 구매하게 하려면 게임의 퀄리티(품질)가 좋아야 하는데 한국산은 충분히 강점을 갖고 있다"며 "미국인들이 부분유료화를 수긍하기 시작하면 큰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지 사장은 암허스트칼리지와 노스웨스턴대학 로스쿨을 나왔으며 리먼브러더스,보스턴컴퍼니,카우프만 앙트레프루너 등을 거쳐 올해 초 넥슨아메리카 대표로 취임했다.

현재 넥슨 온라인게임의 미국 현지화를 주도하고 있다.

지 사장은 "한국 온라인게임이 미국에서 성공하려면 좀 더 현지화하고 미국 문화까지 수용해야 한다"면서 "직원 대다수를 현지에서 채용하고 바이아컴과 제휴를 맺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넥슨은 지난달 미디어그룹 바이아컴과 제휴를 맺어 미국에서 TV로 게임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했다.

이제까지 미국 시장에서 한국 온라인게임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과 동의어였다.

다른 장르의 게임은 모두 실패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 사장은 넥슨이 이런 인식을 바꿀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한국 온라인게임이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미국 시장에 입증하겠다"고 강조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