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천동에 있는 성남기업(대표 김강배·66)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71년 전통의 목재창호 전문기업이다.

창업주인 고 김태옥씨가 1935년 집 앞마당에서 시작한 목공소는 이제 직원 240명,매출 350억원에 90여개 협력회사를 거느린 견실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동종업계에서 최고(最古)일뿐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최고(最高)로 평가받고 있다.

130여명의 기술직 중 약 20%가 20년 이상의 장기근속자일 정도로 이 회사는 목공인들의 평생 직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1973년 불국사 복원공사에 참여했고 1991년 청와대 본관 목재창호공사를 단독 시공하기도 했다.

성남기업이 목재창호 분야의 장인기업으로 공인받고 있는 것은 부친의 사업을 이어받아 목재창호 분야에만 전념해 온 김 대표의 '한우물 경영' 때문이다.

김 대표는 1966년 대학(한양대 건축과)을 졸업하자마자 당시 건강이 좋지 않던 부친을 도와 경영일선에 뛰어들었다.

그는 "목공일에 평생을 보낸 부친의 뜻을 계승하며 부친과 같은 목공인들에게 안정되고 일할 만한 직장을 제공한다는 생각으로 부동산 투자나 사업다각화 등에 눈돌리지 않고 목재창호 사업에만 파고들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우수한 목공 장인들과 함께 직접 제작해낸 기계장비만 10여종.3~4단계의 생산공정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이들 장비를 중심으로 김 대표는 일부 수작업을 제외한 모든 생산체제를 자동화했다.

김 대표는 "1970년대 화폐개혁과 외환위기 등의 경영난을 겪었던 시기에도 직원들과 한마음이 돼 어려움을 이겨냈다"며 "사람 중심의 경영을 바탕으로 기술력을 쌓아온 것이 장수하고 있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19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신설한 '우수 가업승계기업인'의 초대 수상자로 선정돼 상을 받았다.

2세대 경영인으로서 취임 이후 규모 및 실적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어낸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날 김 대표와 함께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58),이인철 영도트림아트 대표(44) 등도 '우수 가업승계기업인'으로 선정됐다.

손 대표는 부친인 고 손인선씨가 1953년 설립한 자동차부품 제조회사를 1992년 이어받아 공격적이고 창조적인 경영을 해왔다.

취임 당시 매출 87억원(수출 200만달러)의 회사를 지난해 매출 360억원(수출 2000만달러)의 중견업체로 성장시켰다.

이 대표는 1967년 설립된 의류 봉제부자재 제조업체를 9년간의 경영수업을 거쳐 2000년 이어받은 후 봉제산업에서 튼튼한 중견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 성장기반을 마련했다.

그는 산업용 고기능 부자재 개발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및 수출시장 확대에 힘써 1999년 매출 17억원(수출 100만달러)에 불과하던 회사 규모를 지난해 매출 88억원(수출 230만달러)으로 성장시켰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