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야후 등 미국의 인터넷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인터넷 경매업체인 이베이는 중국에서 자체 웹사이트를 폐쇄하고 베이징에 있는 인터넷 회사 톰 온라인과 손잡고 새로운 사이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톰 온라인은 홍콩의 아시아 최대 부호 리카싱(李嘉誠) 청쿵(長江)그룹 회장 계열 회사이다.

이베이는 합작 사이트에 4천만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며 톰 온라인은 2천만달러를 투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는 합작 사이트의 지분 49%를, 톰 온라인은 51%를 각각 보유하게 된다.

합작 사이트는 내년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며 톰 온라인의 최고경영자(CEO) 왕레이레이가 합작사이트 CEO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는 그간 현지 업체에 밀려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베이는 2003년 중국 온라인 경매업체인 이치넷을 1억5천만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阿里巴巴)닷컴의 인터넷 경매사이트 타오바오(淘寶)에 밀려 2위에 머물러 있다.

타오바오는 수수료를 무료로 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이베이를 몰아 부쳐 지난해 시장점유율을 67%로 끌어올려 29%의 이베이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알리바바닷컴의 포터 에리스만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전자 상거래를 이해하지 못하는 현지 업체와의 합작은 중국시장에서 이베이의 고전을 연장시킬 뿐"이라며 평가 절하했다.

그는 "이베이는 2002년 일본 현지 시장을 이해하지 못해 일본에서 철수했으며 홍콩, 대만 시장에서도 실패했다"면서 그나마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도 현재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야후, 구글 등 다른 인터넷 기업들도 알리바바닷컴, 바이두(百度) 등 중국 현지 업체들에 밀려 고전을 하고 있다.

야후는 지난해 알리바바에 야후 차이나를 넘겼으며 알리바바의 지분 40%를 인수하면서 10억달러를 지불했다.

구글도 중국 토종 검색엔진인 바이두에 밀려 좀처럼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MSN은 이번달 라이벌인 바이두와 손을 잡았다.

바이두는 MSN 웹사이트에 유료 검색광고를 싣게 된다.

(서울=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