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에서도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농림부는 지난 11일 충남 아산의 오리 농장에서 AI 의심 징후에 대한 신고를 받고 2차에 걸쳐 정밀 검사를 벌인 결과 고병원성 AI로 최종 판명됐다고 21일 발표했다.

지난달 전북 익산 등지의 닭 농장 등 세 곳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이후 네 번째다.

이에 따라 농림부와 충청남도는 AI 발생 농장 반경 3km 이내 닭 오리 등 가금류 2만3000여 마리를 살처분하고,반경 10km 이내 가금류와 달걀 등의 이동을 통제하기로 했다.

이번에 AI가 발생한 아산의 오리 농장은 2004년에도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던 곳이다.

이 농장이 있는 지역은 야생오리가 서식하는 풍세천과 8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2004년 이 주변에서 세 건의 AI가 발생했었다.

김창섭 농림부 가축방역과장은 "이번 AI 발생 농장은 그동안 충남 가축위생연구소가 주기적으로 사육 오리의 혈청검사를 실시하는 등 중점 관리해 왔던 곳"이라며 "11월 말까지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었으나 지난 5일부터 산란율이 떨어져 수의과학검역원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11일부터는 이 농장에 대해 특별방역관리를 벌여 생산된 씨알을 폐기하고 관련 부화장에 대한 예찰 등을 실시했다"며 "정부도 그동안 이 농장으로부터의 AI 확산 가능성을 줄이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전북 익산의 닭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처음 발견된 이후 같은 달 26일 익산,12월7일 전북 김제 등 세 곳에서 연이어 AI가 발생한 데 이어 충남 아산에서 네 번째로 AI가 발생함에 따라 고병원성 AI의 전국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AI가 처음 발견된 것은 3년 전인 2003년이다.

당시에는 12월10일 충북 음성의 한 닭 농장에서 AI가 발견되고 나서 5일 후와 7일 후 음성의 오리와 닭 농장에서 AI가 추가로 발생했다.

이후 바이러스는 진천 이천 천안 나주 경주 울주 등 충남·북과 전북,경북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돼 이듬해 3월까지 4개월 동안 6개 시·도의 19개 농장에 퍼졌다.

그 결과 530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됐고,약 15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