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선물 3월물은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그러나 선물 평균베이시스는 20일 대비 +0.29포인트 급등한 +0.72포인트를 기록했다.

투신의 현물 순매도로 인해 지수가 하락했지만, 선물 낙폭이 적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베이시스 강세를 이용한 차익거래도 2000억원 가량 순매수를 보였고, 차익 프로그램 매수가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다소나마 지수 하락을 감소시켰다.

선물의 하락이 상대적으로 둔했던 것은 특정 주체의 단독 드리블 보다는 '외국인-투신-개인'으로 이어진 매수 릴레이 덕분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외국인..현물서 V字, 선물서 逆 V字 매매 패턴

그런데 장중에 현/선물 수급에서 외국인이 특이한 매매패턴을 선보였다.

현물에서는 V자, 선물에서는 역 V자 패턴을 보였고, 양자의 반전 타이밍도 일치했다는 것.

장 후반부터 매수차익거래를 시작했다는 얘기다.

대우증권 심상범 연구원은 "만기일 스프레드 매도를 통해 신규 매수 차익에 진입했던 투자세력으로 추정된다"고 22일 밝혔다.

이어 "만일 이들이 주식 매도 자금으로 차익 거래를 시작한 것이라면 추가 여력은 가공할 만큼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선물의 내재이자율은 연 8.01%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투신..현물 매도+선물 매수의 정체

대량의 차익 프로그램 매수에도 불구하고 투신은 현물을 매도하고 선물을 매수하는 반대 패턴을 드러냈다.

심 연구원은 이에 대해 두 가지 가설을 제시했다.

첫째는 보유 주식의 연말 매도로 인해 필요 없어진 헤지용 선물 매도 포지션의 동반 청산 가능성이며, 둘째는 단순 주식 매도에다 만기일 롤오버(만기연장)된 사모 펀드 매수차익잔고의 손절매가 가세했다는 것.

다만 주식 매도 규모보다 선물 매수 대금이 적었기 때문에 전량을 차익 청산으로 볼 수는 없고, 롤오버된 물량도 9183억원(21일까지 누적된 투신의 스프레드 순매도를 현금으로 환산)이므로 손절매가 맞다면 추가 매물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손절매로 추정되는 이유도 내놓았다.

롤오버로 갈아탄 투신은 만기 이후 베이시스의 하락에 베팅했지만, 예상과 달리 베이이스가 유례 없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심 연구원의 주장이다.

또 거래세를 부담하지 않기 위한 실질적인 청산의 기회가 22일까지이므로 21일부터 본격 손절매가 시작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 연구원은 한편 이 가설의 약점으로 △손절매할 경우에는 차익 프로그램 매도를 이용해야 하는데 21일 차익 프로그램 매도가 124억원에 불과한 점 △비차익 프로그램매도를 사용했어도 매수차익잔고 감소로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잔고 거품 증가에 일조하게 된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지수..상승보다 완만한 하락, 추가 상승에 대비해야

대우증권은 지수의 상승보다 완만한 하락이 계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대우증권은 "수급 분석을 위해서는 외국인과 투신의 두 주체를 통해 힌트를 얻어야 한다"면서 "외국인과 증권의 매수차익거래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하락했던 것은 그만큼 투신의 현물매도(손절매로 추정)가 강했다는 증거이므로, 이같은 패턴이 반복된다면 지수는 상승보다 완만한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차분하게 추가 상승에 대배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 증권사 김병연 연구원은 "외국인과 개인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12월 동시만기 이후 빠른 증가를 보였던 미결제약정은 1000계약 가량 증가했다"면서 "그러나 차익거래가 2000억원 가량의 매수 우위를 보였기 때문에 순수미결제약정은 오히려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 상황이 양호하고, 기술적 부담감도 크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지난 만기 상황과 같은 폭발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겠으나 차분하게 추가 상승에 대비할 필요는 있다"고 권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