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동안 19개국 전문가 5000여명이 모여 성공시킨 토성 탐사 프로젝트.1997년 발사된 토성 탐사선 카니시·호이겐스호는 6년8개월간 천문학계의 신데렐라가 됐다.

이 과정에서 가장 빛을 발한 것은 '럭비공처럼 이리저리 튀는' 수천명의 두뇌집단을 하나의 목표로 집중시키고 최대의 성과를 이뤄낸 팀플레이 전략이었다.

'위대한 패러독스 경영'(브람 그뢴 외 지음,정성묵 옮김,세계사)은 바로 그 '어울리지 않는 상반된 가치를 적절히 섞으면 기대 이상의 효과가 나온다'는 패러독스 경영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 책은 겉보기에 프로젝트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듯했던 패러독스들을 다루고 해결하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펼쳐보인다.

그리고 패러독스 논리를 통해 이 프로젝트의 의미를 '과학과 공학'에서 경영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문화와 가치관,리더십,성과 향상에 관한 여러 시각까지 제시한다.

문화 격차 속에서 계속되는 실수를 극복하고 오차 없는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공동의 목표를 향해 몰입할 수 있도록 이끄는 리더의 기술,카시니·호이겐스호의 데이터가 역대 최고의 전송률을 보이면서 관찰당 비용은 최저일 수 있었던 비결,서로 팽팽하게 맞서던 팀원끼리 우주라는 거대 화합의 장에서 복잡한 실타래를 풀고 하모니를 이룰 수 있었던 뒷얘기들이 '패러독스 경영'의 참맛을 알게 한다.

그룹 창의력에 관심 있는 경영자와 중간 관리자,특히 대형 연구개발 사업을 계획하고 있거나 진행 중인 팀원들에게 유익한 책이다.

324쪽,1만5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