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 업계의 화두가 '맛'에서 '건강'으로 바뀌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 식품업체들이 먹거리에서도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고객들의 변화된 요구를 맞추기 위해 앞다퉈 변신을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이토팜과 유니레버는 후디아라고 불리는 선인장류에 주목하고 있다.

후디아는 조금만 먹어도 배고픔을 없애주는 효과가 있다.

때문에 다이어트 식품 재료로는 그만이다.

파이토팜은 이 식물에서 식용으로 쓸 수 있는 추출물을 뽑아냈고 2004년에는 유니레버와 제휴를 맺었다.

유니레버는 지난 2년간 수백만 유로를 투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100ha가 넘는 후디아 경작지를 확보했다.

유니레버에 이번 투자는 새로운 영역으로의 도전이란 의미를 지닌다.

유니레버의 음식사업 본부장인 빈디 방가는 "유니레버는 전통적으로 연구실에서 개발한 제품만을 생산해 왔다"며 "이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외부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식음료 업계의 변신 움직임은 시대 조류를 반영한다.

20세기에는 맛있고 저렴한 제품을 쉽게 조리할 수 있도록 하는게 중요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서는 식품업계에도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웰빙 추세에 부응하듯 네슬레는 건강관련 식품을 개발하는 테크놀로지 담당 임원(CTO)이란 직책을 신설했다.

또 지난 11월부터 로잔의 '에꼴 폴리떼끄니끄 페데랄' 연구소에 매년 310만 유로를 투자, 영양소와 뇌의 관계를 연구하는 프로젝트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의 크래프트는 기생충을 죽이는 식물성 기름을 개발하고 있다.

제과회사 캐드버리는 유기농 초콜릿 판매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와 관련한 연구개발 예산을 지난 3년간 두 배 이상 늘렸다.

미국업체로는 펩시그룹의 움직임이 단연 눈길을 끈다.

펩시는 1990년대 말 이미 고객요구에 변화가 일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 회사가 보유한 총 7개 브랜드 중 퀘이커 시리얼,돌 주스,트로피카나 주스,게토레이 등 4개는 건강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