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사할린에서 원유 및 천연가스 개발 사업을 펼치고 있는 로열더치셸 컨소시엄이 러시아 정부의 압력에 굴복해 결국 '사할린-2' 프로젝트 지분의 절반을 넘겼다.

이로써 지분을 넘겨 받은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즈프롬은 이 프로젝트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통제권을 거머쥐게 됐다.

로열더치셸 컨소시엄을 이루고 있는 셸 미쓰이상사 미쓰비시상사 등 3개사는 각각 보유하고 있는 사할린-2 프로젝트의 지분 절반씩을 총 74억5000만달러에 가즈프롬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21일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셸의 지분은 기존 55%에서 27.5%로,미쓰이 지분은 25%에서 12.5%,미쓰비시 지분은 20%에서 10%로 감소하게 됐다.

가즈프롬은 50%+1주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프로젝트 통제권을 획득했다.

셸 컨소시엄이 이같이 가즈프롬에 지분을 넘기는 것은 자원 국유화를 추진하고 있는 러시아 정부의 계속된 압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셸 컨소시엄은 1990년대 초 러시아 정부와 사할린-2 프로젝트 개발 계약을 체결한 이후 공사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지난 9월 러시아 정부의 프로젝트 중단 명령으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당시 러시아 정부가 겉으로 내세운 이유는 환경 문제였지만 그 이면에는 이익 배분에 대한 이견이 가장 컸다.

러시아 정부는 처음 계약을 체결할 때 셸 컨소시엄이 개발 비용을 완전히 회수한 이후 이익과 로열티를 서로 배분키로 했지만 셸측이 개발 비용을 증액하는 바람에 이익을 배분받는 시기가 지체되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상황이 악화되자 예룬 반 데이르 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알렉세이 밀러 가즈프롬 CEO 등과 회동,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제안을 냈고 결국 프로젝트 통제권은 가즈프롬에 넘어가게 된 것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