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의원은 대기업들 사이에서 가장 반기업적인 정치인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줄곧 강조해온 기업 간의 공정한 경쟁이 결과적으로 기업들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다.

실제 현재 국회에 제출돼 재계의 강력한 비판을 초래하고 있는 상법 개정안은 천 의원이 법무부 장관으로 있을 때 만들어졌다.

자회사가 본 손실에 대해 모회사의 소액주주가 자회사 임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이중대표소송제' 도입이 골자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도입하지 않기로 한 환상형 순환출자 금지에 대해서도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자연 재계에서는 "반기업 정서가 너무 강한 것 아니냐"며 비판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천 의원은 "자유시장경제 질서를 확고히 만들어 기업의 활력을 높여야 경제가 발전하기 때문에 자신이야말로 진정으로 '친기업적'인 정치인"이라고 반박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역동성은 기업가 정신에서 나오는데,이를 북돋우기 위해서는 누구에게나 시장에서 자유롭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논지다.

그는 또 "출자총액제한제도나 이중대표소송제를 통해 기업의 소유·지배구조를 개선해서 경제력의 집중과 남용을 막아야 기업이 건전하게 성장하고 한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경제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무조건 밀어붙이기보다는 현실 여건을 감안해 속도를 조절하는 실사구시도 필요하다"고말했다.

그는 이 같은 기업관을 포함,경제 분야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정리한 책을 내년 2월 출간할 예정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