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타법인 인수를 통한 몸집 불리기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기존 사업과 시너지효과를 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무리한 사업 확장은 실적 악화의 악순환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엔터테인먼트기업들이 콘텐츠 제작업체들을 대거 계열사로 편입하고 있다.

팬텀엔터그룹 에스엠 스타엠 등이 대표적이다.

팬텀엔터그룹은 최근 영화제작사인 팝콘필름의 최대주주로부터 주식 300만주(13%)와 경영권을 인수키로 했다.

앞서 지난 4일에는 영화투자 및 영화판권 해외판매업체 인터클릭을 합병키로 결정했고 일간스포츠와 무선인터넷 콘텐츠 유통 등의 사업을 벌일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계약했다.

음반제작 및 기획업체인 에스엠은 지난달 영상물 유통업체인 비트윈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데 이어 이달에도 영상노래반주기 제조사인 에스엠브라보 지분 49%를 취득했으며 동영상UCC(이용자제작콘텐츠)업체인 다모임 지분 55.4%를 62억원에 사들였다.

스타엠도 최근 사업 확장을 위해 영화 제작사인 뉴웨이브컴퍼니에 20억원을 출자,지분 100%를 확보했다.

엠넷미디어 티엔터테인먼트 등도 하반기 들어 새로운 기업을 인수했고 다수의 엔터기업이 M&A(인수·합병)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법인 인수 과정에서 주가도 크게 들썩거렸다.

지난달 16일 4740원이던 팬텀의 주가는 지난 19일 1만1050원까지 급등한 뒤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8850원으로 마감했다.

이달 초 8000원대까지 반짝 상승했던 에스엠도 이날 6520원으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팬텀의 경우 유명 스타를 보유하고 음악 유통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으나 그동안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자회사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이처럼 엔터업체들은 영화 드라마 음악 같은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제작·유통하거나 기존 사업과 시너지효과를 높이기 위해 계열사 수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외형 확장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적자 기업들이 M&A를 위해 증자나 사채를 발행,기업의 체질이 약화될 수 있어서다.

관련 시장이 아직 형성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데다 M&A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당장 기대하기 어려운 점도 부담이다.

대우증권 김창권 연구원은 "잇따른 기업 인수에 대규모 자금이 드는 데다 시너지효과가 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