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이 열리고 있는 베이징에서 미국이 북한에 비핵화 요구에 진지해질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수석대표는 22일 "북한이 하루는 금융 문제를 제기했다가 또 하루는 자기들이 가질 수 없는 것을 요구하면서 계속 새로운 문제를 제기한다"고 지적,풀리지 않는 협상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회담 끝에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진지한지,우리가 우리의 목표인 비핵화를 향해 제대로 가고 있는지를 평가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힐 대표는 '금융 문제가 회담의 주요 걸림돌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말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는 "그럴 의사가 있다는 증거를 더 보고 싶다"고 답했다.

회담 마지막날인 이날 의장국인 중국은 공식 합의 문건을 만들기 위해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회담 참가국들과 잇따라 양자 회동을 가졌다.

천영우 수석대표가 이끄는 우리 측 대표단도 북한,미국,중국 대표단을 차례로 만났으나 돌파구를 찾지는 못했다.

6자회담이 뚜렷한 합의없이 마무리될 위기를 맞으면서 미국과 일본에서는 회담에 대한 무용론이 제기됐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6자회담이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 외교 트랙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측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도 "6자회담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의견들이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장 주변에선 북한이 방코델타아시아(BDA)문제에 집착하면서 협상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데 대한 회담 참가국들의 좌절감의 표현이자 북한에 대해 마지막 압박을 가한 것으로 풀이했다.

베이징=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