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그리트와 대학입시

대학 수험생이나 논술학원 등에서 르네 마그리트에 높은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의 작품과 관련된 문제가 논술 수능 등에 출제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2003년 연세대학교 논술에서 '이미지의 배반-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에 담긴 작가의 문제의식을 도출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마그리트 그림에 대한 예술적 비평이나 미학에 대한 수험생의 소견을 묻는 문제였다.

2004년 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에서는 '피레니의 성'과 관련된 문제가 출제됐다.

논술시험의 주제가 최근 동서양의 고전과 시사이슈에서 예술(회화)분야까지 확장되고 있는 만큼 올해 논술시험에서도 일부 대학에서 예술관련문제가 나올 것으로 논술학원에선 보고 있다.

특히 이질적 사물들의 엉뚱한 결합과 철학적 사고를 작품의 특징으로 하는 마그리트는 출제 가능성이 가장 높은 화가로 꼽힌다.

대학 논술고사에서 마그리트식 사고력을 비롯해 상상력,창의력,문제해결 능력 등이 중요한 평가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는 이유다.

이중한 에듀한경 연구원은 "수험생들로선 동서양 고전이나 시사이슈를 따라가기도 벅찬데 예술까지 챙겨봐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도 있지만 주요 대학들이 세상에 대한 독창적 시각을 가진 학생을 원하는 만큼 글이든 그림이든 논술로 잘 풀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요즘 교육뿐만 아니라 광고 영화 문학 디자인분야에서도 마그리트의 미학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점 역시 논술시험 출제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이미지의 배반' 같은 작품의 경우 파이프를 그려놓고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고 써 놓았다.

언뜻 보면 황당한 말장난 같지만 상식을 뛰어넘는 사고,상식과 보편적인 기준에 도전하는 창의적이고 비판적 사고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같은 발상의 전환을 위해서는 마그리트 작품을 직접 감상할 필요가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