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분에서 뼛조각에 이어 다이옥신이 안전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된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 검역을 둘러싸고 재정경제부와 농림부가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성진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은 22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이성적이고 냉정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샘플 조사가 아닌 전수 검사를 하고도 작은 뼛조각 때문에 수입 물량 전부를 돌려 보낸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 건강을 볼모로 국제 사회에서 통하지 않는 조치를 취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도 밝혔다.

김 정책관은 우리나라 쇠고기 가격이 국제 가격보다 5~10배 비싸다는 점을 지적하며 "국내 축산 농가의 소득 보호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의 권리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농림부가 올 10월 말 이후 세 차례나 수입이 시도된 미국산 쇠고기에서 뼛조각을 찾아내 모두 돌려보낸 것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에 부담이 된다는 재경부의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이에 대해 이상길 농림부 축산국장은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이 그런 개인적 견해를 가질 수는 있지만 농림부로선 '뼈 없는 쇠고기만 수입한다'는 한·미 수입위생 조건에 충실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한·미 협상 결과로 뼈 없는 쇠고기만 수입하기로 했는데,뼛조각이 나온 걸 어떻게 하느냐"며 "그럼 검역을 느슨히 하거나 뼛조각이 나와도 눈감아 주라는 얘기냐"며 답답해했다.

더구나 3차 수입분에서 다이옥신까지 검출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민 불신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 이 문제의 해결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