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금산법 개정안이 전격적으로 국회를 통과한 대목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국회 결정을 존중한다"고 하자니 그룹에 미치는 부담이 너무 크고,반대로 섣불리 "유감"표명을 했다가는 "국회 권위에 도전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왕 물이 엎질러져버린 마당에 사후에 무슨 얘기를 하든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한마디로 곤혹스럽다"고 짧게 말했다.

하지만 삼성은 국회의 금산법 개정안 처리에 내부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이 당혹스러워하는 또 다른 이유는 금산법과 별도로 동일계열 내 금융사의 의결권 제한을 단계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공정거래법 11조가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금산법 개정안과 맞물려 그룹 경영에 이중 족쇄로 작용할 가능성 때문이다.

공정거래법 11조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지분을 갖고 있는 생명과 화재의 의결권 행사에 제한이 가해진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은 2008년부터 전체 내부지분의 규모에 관계없이 15% 이상의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경영권 방어 문제와 관련,이학수 삼성 전략기획실장은 얼마 전 "경영을 잘해서 주주들의 신임을 받는 방법 밖에 없다"는 의견을 밝힌 적이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