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의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28일께 LG텔레콤이 소폭 인사만 발표할 예정이어서 내년을 향한 통신업계의 준비는 모두 끝난 셈이다.

올해 주요 통신업체 조직 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최고경영자(CEO)가 한 사람도 교체되지 않은 점이다.

유·무선 통합과 방송·통신 융합 본격화로 시장이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드는 상황에서 '선장'을 바꿀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다른 특징은 차세대(3.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과 인터넷TV(IPTV),휴대인터넷 와이브로,통신 결합상품 등 신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조직 강화다.

한 마디로 최고경영자를 교체하지 않고(No Change),신사업(New Business)으로 성장을 도모하는 'N+N'이 연말 통신업계 조직개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이동통신

SK텔레콤은 각종 신규 사업과 인터넷 사업,글로벌 사업을 '성장 사업'으로 묶어 김신배 사장이 직접 챙기도록 조직을 개편했다.

국내에 전례가 없는 '최고성장책임자(CGO)'라는 자리를 만들어 김 사장이 맡도록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로운 핵심사업인 HSDPA 이동통신 서비스와 인터넷사업 강화도 눈에 띈다.

신설된 인터넷사업 부문도 주목거리다.

이통사인 SK텔레콤이 인터넷사업 부문을 만든 것은 HSDPA가 본격화되면 유·무선 통합 서비스가 급속히 확산될 것이기 때문이다.

휴대폰으로 유선 인터넷을 이용하는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다.

KTF 조직 개편의 초점은 내년에 전국으로 확대할 HSDPA 서비스에 맞춰져 있다.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서비스에서는 SK텔레콤보다 주파수 대역이 좋지 않아 추월에 실패했지만 HSDPA에서는 주파수 대역이 같아 뒤집기도 가능하다고 KTF는 보고 있다.

KTF는 비즈니스 부문을 신설하고 이를 C(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IE(인포메이션+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T(트랜섹션·거래)사업본부로 세분했다.


○유선통신

KT는 신사업과 성장 사업을 키우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와이브로,IPTV와 관련 솔루션 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포석이다.

KT는 내년에도 IPTV 관련 법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일단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돌격팀'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신사업 개발과 연구개발 부문을 통합해 일원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KT는 또 유·무선 통합 본격화와 결합 상품(유·무선 전화+초고속 인터넷+방송통신융합 상품) 허용에 대비,자회사인 KTF와 인사 교류도 했다.

표현명 KTF 부사장을 와이브로사업본부장으로,한훈 KTF 전략영업 담당 전무를 전략기획실장으로 영입했다.

하나로텔레콤은 방통융합 서비스인 하나TV를 전략 상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하나TV 사업부문을 강화했다.

이는 내년에 불붙을 결합상품 경쟁에 대비한 포석이기도 하다.

아울러 LG파워콤의 공격적인 영업에 맞서 관련 조직을 대폭 강화했다.

LG데이콤은 기존 서비스본부·고객서비스본부·네트워크본부를 사업본부·영업본부·네트워크본부로 재편하고 컨버전스 사업부를 신설했다.

컨버전스 사업부는 인터넷전화,IPTV,유·무선 통합 등 신성장 사업을 담당한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