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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필수 생활가전으로 자리 잡은 냉장고. 요즘은 김치냉장고, 화장품냉장고에 이어 와인냉장고까지 등장했다.

최근에는 TV 달린 국산 냉장고가 미국인들에게 최고의 연말 선물로 꼽히는 등 호평을 받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고객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유용한 기능을 담은 '똑똑한' 냉장고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세상이지만,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기냉장고가 '대세'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전기냉장고 이전에 시장을 먼저 장악한 것은 바로 '가스냉장고'였다.

흥미로운 것은 역사를 돌아보면 기술이 앞서 있다고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냉장고 전쟁은 '적자생존'의 교훈을 잘 보여준다.

1920년대에 미국에서는 가정용 냉장고 전쟁이 벌어졌다.

가스냉장고와 전기냉장고가 한판 승부를 벌인 것이다.

당시 객관적인 면에서 보자면 가스냉장고가 훨씬 우월한 위치에 있었다.

가열된 암모니아의 기화열을 이용하는 방식이었던 가스냉장고는 전동기가 필요하지 않았다.

당연히 소음도 발생하지 않았고 구조도 간단해서 고장이 나더라도 정비가 용이했다.

반면 초기 전기냉장고는 결점 덩어리였다.

무엇보다 냉매를 고온, 고압으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전동기를 사용했기 때문에 진동과 소음이 발생했다.

켜놓고 잠자기 힘들 만큼 소음이 컸다.

가격 역시 너무 비쌌고 전기료도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담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의 승자는 전기냉장고였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일까? 당시 가스냉장고를 제조하는 업체는 세르벨이나 소르코와 같은 중소기업들이었다.

반면 전기냉장고의 보급은 제너럴일렉트릭, 제네럴모터스, 웨스팅하우스와 같은 대기업들이 주도했다.

전기가 한참 보급되는 시절, 발전소에서부터 전등까지 만들며 전기산업을 주도하고 있던 이들 대기업 입장에서는 전기냉장고의 성공이 반드시 필요했다.

결국 전기냉장고를 만드는 대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가스냉장고를 만드는 중소기업들이 백기를 들고 말았다.

제너럴일렉트릭은 전국을 순회하며 전기냉장고를 광고했고, 할리우드 스타들이 출연하는 홍보 영상물을 만들어 상영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소르코 세르벨 등 가스냉장고를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은 과중한 연구개발비에 짓눌려 냉장고를 제때 공급하지 못했다.

대기업의 물량공세 결과 1940년대가 되면서 미국 가정의 45%가 전기냉장고를 소유할 정도가 됐다.

결국 가스냉장고는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이 냉장고 사건은 기술 혁신에서 '보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비단 냉장고 전쟁에서 뿐만 아니다.

생활필수품이 된 거의 모든 가전제품들 비슷한 과정을 거쳐 왔다.

확실한 것은 과거를 돌아보면 시장을 주도하는 표준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만으로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혁신, 즉 이노베이션만큼이나 보급 과정(Diffusion Process)도 중요하다.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개발한 다양한 상품의 성공 여부도 바로 이 보급에 달려 있다.

따라서 앞으로 기업의 혁신 성과를 평가할 때는 기술혁신 점수 이외에 그 기술을 어떻게 상품화해 보급할 수 있는지를 평가해야 할 것이다.

혁신 기술의 보급화를 위한 상품화 단계에서부터 수요자의 연령ㆍ지역ㆍ성별ㆍ소득ㆍ관련정책ㆍ규제 등을 감안해 제품의 목표시장을 설정하는 '준비된 마켓리더'들이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기업은 이 같은 기술혁신 항목을 충족한 (주)남선기공, (주)모니터랩, (주)미에뜨레, (주)시멘틱스코리아, (주)돔웰침대 등 약 20개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