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권익 보호를 주요 이슈로 내세워 연일 파업을 벌였던 민주노총 산하 대기업 노조들이 정작 비정규직을 위한 기금 모금에는 인색해 눈총을 받고 있다.

25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활동가 양성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말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1인당 1만원씩 모금하려 했으나,모금 실적은 목표액의 30% 정도에 그치고 있다.

전체 조합원 59만5000여명 중 25% 정도인 15만여명만이 모금 운동에 참가했으며,모금액도 15억2000여만원으로 목표액 50억원의 30% 선에 불과했다.

연맹별로 보면 여성연맹(72.4%) 병원연맹(70.5%) 서비스연맹(50.4%) 등이 50% 이상의 납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의 강경 투쟁을 주도해 온 금속연맹(총 조합원 14만7000명,26.5%) 공공연맹(10만4000명,31.6%) 전교조(9만여명,22.5%) 등은 저조한 납부율을 보였다.

특히 비정규직 권익 보호 투쟁에 앞장서 온 현대자동차 노조,기아자동차 노조,쌍용자동차 노조 등은 대의원대회에서 기금 납부를 결의하지 못해 모금에 불참했다.

또 비정규직인 KTX 여승무원의 정규직화 투쟁에 동참하고 있는 철도노조도 기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기금 납부를 거부한 것은 아니고 노조 지도부들이 산별노조 전환 등의 다른 사업에 집중하느라 기금 납부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것 같다"며 "내년 초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기금 모금 재개 문제를 다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