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병원 박성준 외과교수(54)는 1991년 골프를 시작한 후 네번째 라운드 만에 80타대 스코어를 기록했을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첫 라운드에서는 105타를 쳤습니다.

두번째 라운드에서 99타로 100타를 깬 뒤 기흥CC에서 네번째 라운드를 하면서 88타를 기록했지요.

당시 평일에는 시간을 낼 수 없어 주말에만 10시간씩 몰아서 연습을 했습니다."

5개월이 지나 81타로 첫 '싱글 스코어'를 기록한 박 교수는 미국 연수를 떠나면서 골프를 잠시 접게 됐다.

연수가 끝나갈 무렵 여유가 생기면서 인근 퍼블릭 골프장을 찾았다.

거기서 핸디캡 2 수준의 미국 아마추어 챔피언과 라운드를 하게 됐다.

박 교수는 이 챔피언과 3개월가량 매일 라운드를 하면서 완벽하게 싱글에 진입했다.

한국에 돌아오니 '적수'가 없었다.

의사 골프대회에 나가면 '메달리스트'는 그의 독차지였다.

1995년 남서울CC에서는 '올 파'(All par:18홀을 모두 파로 막는 것)를 기록하기도 했다.

오죽하면 일부러 공을 벙커에도 넣고 러프에도 보내는 등 동반자들에 맞춰 라운드를 했다.

그러던 중 1998년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해 인대가 끊어지는 중상을 입었다.

1년가량 골프를 못쳤다.

다시 골프채를 잡으니 280야드를 넘나들던 드라이버샷이 200야드로 줄어들었다.

이후 장타 대신 정교함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랬더니 그동안 쳐보지 못했던 60대 타수가 나오기 시작했다.

중앙CC에서 4연속 버디를 기록하면서 3언더파 69타로 첫 '60대 타수'를 기록한 뒤 얼마후엔 같은 골프장에서 생애 베스트 스코어인 4언더파 68타를 쳤다.

박 교수는 최근 예전의 드라이버샷 거리를 회복해가고 있다.

그 비결은 '보디 턴'스윙에 있다고 했다.

이른바 '몸통스윙'이다.

평소 다니는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나이 50세가 넘으면 골퍼들의 스윙이 갈수록 위축이 됩니다.

특히 팔로만 치려고하는 경향이 있지요.

'보디 턴' 스윙으로 자신의 스윙궤도를 찾아야 합니다.

저와 자주 라운드하는 74세의 한 기업인도 거리를 늘리기 위해 '보디 턴' 스윙을 배워 효과를 보고 있더라구요."

그는 예전에 공을 힘껏 때리는 '임팩트' 위주의 골프를 했지만 요즘은 '백스윙'을 중시한다고 밝혔다.

"정확한 궤도로 백스윙을 한 뒤 풀어주기만 하면 바로 폴로스루까지 연결이 됩니다.

백스윙을 팔 위주로하면 아무리 용을 써도 좋은 스윙이 나오지 않습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