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시장 '변액' 지고 '보장성'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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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이 2007년도 경영 키워드로 '보장자산 확대'를 내걸었다.
종신보험 CI(Critical Illness)보험 정기보험 등 생명보험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보장성 보험 판매를 확대하는 데 경영 역량을 쏟아붓겠다는 것이다. 삼성생명이 국내 최대 보험사라는 점에 비춰 이 같은 영업전략이 변액보험 연금보험 등 저축.투자성상품에 주력하고 있는 외국계와 중소형 생보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은 최근 임원 회의에서 "내년에는 보장성 자산 확대에 모든 경영자원을 집중시킬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상품,채널 등 관련부서는 '보장자산 확대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
또 28일 경기도 용인 휴먼센터에서 이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100여명의 지점장과 관련 부서장을 대상으로 보장성 상품 확대를 위한 영업전략회의를 개최한다.
회사 관계자는 "보장성 상품확대 캠페인 전개 방안,수수료 체계 차별화,계층별 차별화된 영업전략,상품개발 로드맵 등 세부 계획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보장성 자산 확대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은 이 사장의 전략적 판단과 함께 최근 자체 실시한 고객 설문조사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0가구의 671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시장 규모를 추정한 결과 사망보장 상품의 신계약 보험료는 올해 1990억원에서 내년에는 2470억원으로 24%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금 및 저축성 보험은 7270억원에서 7540억원으로 4% 신장세가 예상됐고 건강보험은 2850억원에서 2940억원으로 3%가량 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내년에 가입 예정 상품과 가구 센서스를 감안한 예상판매 건수,그리고 2006년 업계 평균 보험료를 반영해 산출한 것이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2002년 이후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던 사망보장 시장이 향후 큰 폭으로 성장하는 반면 변액보험의 신장세는 급격하게 꺾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연금 및 저축상품 시장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장성 상품에 더욱 무게를 두겠다는 게 최고경영진의 전략적 의지"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52% 수준인 보장성 상품의 비중을 향후 2~3년 이내 6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보장성 상품은 연금 및 저축성 상품에 비해 상품구조가 복잡해 설계사들의 판매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와 관련,삼성생명은 내년부터 설계사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에 착수하는 한편 수수료 체계도 차별화(보장성 상품을 높게 책정)시키는 등 보장성 상품판매에 대한 설계사들의 영업 마인드를 강화시켜 나갈 예정이다.
삼성생명의 이 같은 영업전략은 다른 생보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근 알리안츠생명은 변액보험 중심의 영업을 중단하고 종신보험과 보장성 상품의 판매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내년도 영업전략을 발표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생명에 비해 상대적으로 설계사 채널이 약한 외국계 및 중소형 생보사들이 삼성생명의 영업전략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내년도 보험업계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