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전 총리는 26일 내년 화두로 '운행시우(雲行施雨)'란 사자성어를 제시했다.

주역에 나오는 '운행시우'는 '구름이 움직여 비를 오게 한다'는 뜻이다.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한 밀운불우(密雲不雨·구름만 짙게 끼어 있고 비가 내리지 못하는 상태)'에 빗댄 말로 꽉 막힌 상황을 중도통합 신당 창당으로 돌파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고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연지동의 개인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는 자리에서 "내년 대선에서 시대정신은 '통합'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우리 정치도 시대적 요청에 응해야 한다는 뜻에서 이렇게 화두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7년은 구름이 움직여 비가 시원하게 오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자신이 줄곧 내세워왔던 '통합'과 그 결과물인 신당 창당의 결실을 통해 재도약하겠다는 강한 의지 표현이다.

그는 이어 중용에 나오는 '화이불류(和而不流)'도 거론했다.

'도둑이 친구면 도둑이 같이 되어 주나 도둑질은 하지 마라'는 '화이불류'는 화합하되 휩쓸리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고 전 총리는 "화합을 하지만 자신의 위치를 지킨다는 뜻을 담고 있다"며 "내 자신을 일컫는 사자성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