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미국 GM(제너럴모터스)이 옛 대우자동차가 개발한 모델을 앞세워 인도 소형차 시장에서 현대차에 도전장을 던졌다.

인도 소형차 시장은 현대차의 아성이나 마찬가지여서 한바탕 '혈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6일 외신보도와 업계에 따르면 GM은 지난 22일 인도 뉴델리에서 배기량 1200cc급의 소형 해치백 '시보레 아베오 U-VA'를 출시했다.

GM대우의 칼로스를 현지 사정에 맞게 변형한 모델인 아베오 U-VA는 현대차 겟츠(클릭의 현지명)와 인도 현지 업체인 마루티의 스위프트를 겨냥한 차량.특히 시보레 아베오는 현대차 엑센트(베르나의 현지명)를 제치고 2004년 8월부터 지난 3월까지 20개월 연속 미국 시장 소형차 부문 1위를 달리던 모델이어서 현대차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아베오 U-VA의 판매가격은 39만9000~47만9000루피로 결정됐다고 GM인도법인 측은 설명했다.

이에 비해 현대차 겟츠(배기량 1300cc,연비 ℓ당 12km)의 판매가는 42만~52만루피여서 가격면에서는 현대차가 불리한 상태다.

GM은 또 인도 내 인기 모델인 현대차 쌍트로(아토즈의 현지명·1000cc)를 겨냥,내년 4월 GM대우의 경차 마티즈(800cc)를 변형한 스파크를 시보레 브랜드로 현지에 투입할 계획이다.

시보레 아베오와 스파크는 모두 옛 대우자동차 시절에 개발한 소형·경승용차다.

GM은 아베오 U-VA와 스파크를 앞세워 2010년까지 인도 시장 연간 판매량을 20만대로 늘려 현재 2% 수준인 시장 점유율을 10%로 높인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현재 인도에서 현대차의 시장 점유율은 18.5%다.

현대차는 GM의 공세에 맞서 현지 맞춤형 신차인 PA(프로젝트명)를 내년 하반기부터 내놓을 방침이다.

쌍트로와 겟츠의 중간급에 해당하는 이 차량은 인도 제2공장에서 생산된다.

고유가 여파로 디젤차량 수요가 늘고 있는 점을 감안,쌍트로와 겟츠의 디젤모델도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차 출시와 함께 현지 판매망과 애프터서비스(AS)망을 대폭 확충해 GM 등의 공격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고전하고 있는 GM이 인도 등 신흥 시장으로 눈을 돌려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인도 소형차 시장에서 현대차가 GM과 정면 승부를 펼쳐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