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의 이천공장 증설 허용 여부를 결론 내는 시점이 또 다시 미뤄져 해를 넘기게 됐다.

당초보다 검토해야 할 규정이 많아졌기 때문이란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정부가 규정 탓을 하면서 미적거리는 바람에 하이닉스만 골탕을 먹게 됐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하이닉스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천공장 증설과 관련된 현안들을 점검한 결과 따져봐야 할 사항들이 생각보다 많아 최종 결론 시점을 내년 1월 중순께로 연기했다"고 26일 말했다.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과 관련,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은 "11월 중 결론 낼 것"이라고 지난 10월26일 정례브리핑에서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부는 관계부처 협의 부족 등을 이유로 이달 말까지로 한 차례 연기했었다.

이를 내년 1월 중순께로 다시 연기함으로써 결론 시점이 한 달반이나 미뤄졌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과거 하이닉스가 공장부지로 승인받은 땅에 공장을 건축하는 것이 현 시점에도 유효한지에 대한 유권해석이 필요하다는 점을 뒤늦게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또 "공장부지가 아닌 땅(농지)을 공장부지로 용도변경할 때 법률적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검토도 진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 때문에 경기도와 이천시까지 포함시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 같은 검토사항 외에도 △수도권정비계획법과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등을 고쳐서 이천공장을 증축하는 것이 가능한지 △인체에 유해한 구리 등을 써서 상수원 보호구역에 공장을 설립하는 것이 수질환경보전법 등에 저촉되지는 않는지 등에 대한 검토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하이닉스 이슈가 불거진 게 지난 8월인데 정부가 스스로 만든 관련 규정을 이제서야 제대로 파악했다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재계는 특히 반도체업종의 특성상 공장설립 가능 여부를 빨리 결론내 줘야 하는데,자꾸 늦어지는 바람에 하이닉스의 투자계획 및 경쟁력 강화계획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