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항공 마일리지 때문에 깊은 고민에 빠졌다. 최근 법원이 카드 마일리지를 고객 동의없이 축소한 것은 부당하다며 해당 카드사는 축소한 마일리지를 배상하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가장 곤경에 처한 곳은 이번 판결의 당사자인 LG카드. LG카드는 우선 향후 상급심에서 결과가 뒤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2월 중 1000여명 정도가 LG카드를 상대로 축소한 마일리지를 돌려달라는 취지의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발등의 불부터 꺼야 할 상황이다.

다음 소송 대상은 씨티은행이 될 가능성이 높다. LG카드에 대한 판결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되면 카드사들은 고객의 마일리지를 축소한 시점부터 해당 카드의 유효기간까지 줄어들 마일리지도 물어줘야 한다. 씨티아시아나 카드는 그동안 결제액 1000원당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2마일을 제공했지만 내년 1월1일부터 1500원당 2마일로 그 혜택이 축소된다.

벌써부터 마일리지 혜택을 줄인 카드사들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다음 카페(cafe.daum.net/travelcard)에는 씨티은행을 성토하는 글들이 많다. 일부 네티즌은 "씨티은행이 전화를 걸어 연회비를 면제해주는 조건으로 항공 마일리지를 축소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상언 한국씨티은행 부장은 "연회비를 면제해준다는 안내를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서정의 김상연 변호사는 "카드사들이 회원들에게 연회비를 면제해준다는 전화를 건 것이 사실이라면 마일리지 축소에 대한 동의를 함께 구했을 것"이라며 "이것만으로 고지의 의무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추후 법적 권리행사를 하길 원하는 고객들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