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천재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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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있는데 눈동자가 빛나면 부모는 "가르칠 만하다" 말하면서 서적을 사들이고 스승을 정한다. 선생도 "그렇다" 하곤 붓과 먹 서판을 더 주니 아이는 한층 공부에 힘쓰고 날로 부지런해진다. 대부(大夫)가 "쓸 만하다" 천거하면 임금 역시 칭찬하고 선발하니 이윽고 재상에 이르게 된다.'
다산 정약용의 '상론(相論)'에 나오는 대목이다. 글은 이렇게 이어진다. '거꾸로 아이의 미모(眉毛·눈썹)가 더부룩하고 콧구멍이 밖으로 드러나기라도 했으면 부모와 사장(師長) 모두 양성(養成)하고 협조하기를 위와 반대로 하니 그들이 어찌 제 몸을 귀(貴)하고 부(富)하게 할 수 있겠는가.'
사람의 능력과 형세는 타고난 상(용모)에 상관없이 후천적인 익힘과 노력에 좌우되고,상 또한 무엇을 어떻게 익히느냐에 따라 점차 달라진다는 주장이다. 다산은 그런데도 세상사람 대부분이 외관만 보고 '상이 그러니 익히는 것이 그렇고 형세도 그렇다'고 한다며 이는 실로 잘못된 일이자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지만 실은 같은 떡잎도 크기 나름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이다. 미국 밴더빌트대학 연구팀이 35년 동안 5000명의 수학 영재를 대상으로 알아봤더니 아인슈타인같은 천재를 만드는 데는 재능 이상으로 교육기회와 탐구심,성실성 등이 중요했다는 것이다.
어려서 영재 소리를 들었어도 이후 교육여건이 신통하지 않았거나 공부를 소홀히 했으면 훌륭한 과학자와는 거리가 먼 그저 그런 인생이 됐더라는 얘기다. 주위의 관심과 기대가 노력으로 이어져 교육효과를 배증시킨다는 피그말리온 효과와 함께 '게으른 천재는 없다'는 걸 입증한 셈이다.
좋은 환경과 적절한 기회,지치지 않는 끈기,최선을 다하는 열정과 부지런함이 과학천재에게만 필요한 조건이랴. 볼품없던 떡잎도 물과 햇빛 영양 공급 등 보살핌에 따라 얼마든지 잘 자랄 수 있다. 상상력과 창의력은 또 진공 속에서 배양되지 않는다. '열공(열심히 공부하기)'없이 이뤄지는 천재는 없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다산 정약용의 '상론(相論)'에 나오는 대목이다. 글은 이렇게 이어진다. '거꾸로 아이의 미모(眉毛·눈썹)가 더부룩하고 콧구멍이 밖으로 드러나기라도 했으면 부모와 사장(師長) 모두 양성(養成)하고 협조하기를 위와 반대로 하니 그들이 어찌 제 몸을 귀(貴)하고 부(富)하게 할 수 있겠는가.'
사람의 능력과 형세는 타고난 상(용모)에 상관없이 후천적인 익힘과 노력에 좌우되고,상 또한 무엇을 어떻게 익히느냐에 따라 점차 달라진다는 주장이다. 다산은 그런데도 세상사람 대부분이 외관만 보고 '상이 그러니 익히는 것이 그렇고 형세도 그렇다'고 한다며 이는 실로 잘못된 일이자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지만 실은 같은 떡잎도 크기 나름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이다. 미국 밴더빌트대학 연구팀이 35년 동안 5000명의 수학 영재를 대상으로 알아봤더니 아인슈타인같은 천재를 만드는 데는 재능 이상으로 교육기회와 탐구심,성실성 등이 중요했다는 것이다.
어려서 영재 소리를 들었어도 이후 교육여건이 신통하지 않았거나 공부를 소홀히 했으면 훌륭한 과학자와는 거리가 먼 그저 그런 인생이 됐더라는 얘기다. 주위의 관심과 기대가 노력으로 이어져 교육효과를 배증시킨다는 피그말리온 효과와 함께 '게으른 천재는 없다'는 걸 입증한 셈이다.
좋은 환경과 적절한 기회,지치지 않는 끈기,최선을 다하는 열정과 부지런함이 과학천재에게만 필요한 조건이랴. 볼품없던 떡잎도 물과 햇빛 영양 공급 등 보살핌에 따라 얼마든지 잘 자랄 수 있다. 상상력과 창의력은 또 진공 속에서 배양되지 않는다. '열공(열심히 공부하기)'없이 이뤄지는 천재는 없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