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셋값도 매매가에 못지 않은 오름세를 기록해 서민들의 시름이 깊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국 전셋값 상승률은 8.7%로 작년(7.2%)보다 1.5%포인트 높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전세가격이 11.9%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서울(11.1%)과 신도시(8.3%)의 전셋값 상승률도 전국 평균치를 상회했다.

올해 4월 이후 잠잠했던 서울과 수도권 전셋값은 9월부터 지난달까지 급등세를 타다가 이달 들어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전셋값 상승은 하반기 집값 하락을 기대하던 실수요자들이 내집 마련 시기를 저울질하며 대거 전세수요로 돌아섰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전세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울 강북 지역과 수도권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실제 서울 지역의 전셋값 상승률은 △강서구 16.6% △노원구 14.2% △금천구 13.9% △도봉구 11.9% 등 강북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수도권 역시 올 한해 △군포 25.5% △남양주 25% △안산 21.2% △구리 20.6% 등 외곽 지역의 전셋값이 강세를 나타냈다.

김규정 부동산114 팀장은 "하반기 집값 하락을 점쳤던 실수요자들이 9월 이후 집을 사는 대신 전세를 얻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전세 공급이 부족해 전셋값이 상승세를 탔다"며 "겨울철 들어 전세수요가 다소 줄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내년 봄 이사철에 다시 한번 전셋값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