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경일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휴대폰 도·소매 업체 등에서 7년여간 근무하던 김동식씨(35).그는 넉 달 전 '무역인이 되겠다'던 오랜 꿈을 이뤘다.

중소 건자재업체인 SJ공영 해외사업부에 입사하면서 석탄 등 광물 수입 업무를 담당하게 된 것.

"대학 졸업 후 국내 영업만 하다보니 무역인의 꿈은 점차 멀어지더군요.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작년 말 찾은 곳이 무역아카데미 무역마스터 과정이었습니다.

지난 9개월 동안 고3 때보다 열심히 영어와 무역실무를 파고들었더니 졸업할 때쯤 되니까 길이 보이더군요."

한국무역협회 산하 무역아카데미의 '무역 마스터' 과정이 '무역 사관학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취업 한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99%에 달하는 경이적인 취업률을 이어가며,1995년 문을 연 이래 2000여명의 무역 역꾼을 배출해냈다.

올 8월 수료한 13기 역시 수료생의 99%가 직장을 잡았고,지난 14일 수료식을 가진 14기의 경우 벌써 73%가 취업했다.

김학준 무역아카데미 부장은 "통상 수료 3개월 내에 99%의 수강생이 취업한다"고 설명했다.

무역마스터 과정 수료생을 찾는 '단골손님'은 이랜드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미주제강 등 해외 무역거래가 활발한 국내 중견기업들이다.

이들이 무역마스터 과정 수료생에게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실무 중심의 교육 덕분에 채용 즉시 현장에 투입할 수 있어서다.

실제 수강생들은 9개월에 이르는 수강기간 매일 4시간씩 원어민 강사로부터 영어 및 일어·중국어 등을 배우며,선배 무역인을 통해 하루 3~4시간씩 다양한 실무를 익히게 된다.

지난 18일 이랜드 계열사인 데코에 첫 출근한 14기 수료생 안장균씨(26)는 "출근하자마자 일선에 투입됐지만 기본을 튼튼히 배운 덕분에 어느 정도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협회는 무역마스터 과정 수료생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빗발치자 내년에는 부산에 분점을 내기로 했으며,조만간 경상남도와도 분점 설립 MOU(양해각서)를 맺을 계획이다.

이충기 무역아카데미 이사는 "기업 수요에 발맞춰 나가기 위해 무역마스터 과정을 한층 내실화하고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