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권석 기업은행장은 27일 "계열분리가 명확하다면 중장기적으로 산업자본도 은행을 인수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강 행장은 이날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한국의 금융자본은 은행을 인수할 만큼 성숙해 있지 않다"며 "산업자본이 금융산업을 전체를 지배한다면 문제가 있겠지만 어디서 자본 형성이 됐는지를 과도하게 따지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해상을 예로 들면서 "재벌기업이라도 여타 계열사들과 명확한 구분만 있다면 반드시 은행 인수를 막을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강 행장의 이날 발언은 정부보유지분 일부 매각(전체 지분의 15.7%)이 추진되고 있는데다 향후 장기적으로 민영화를 앞두고 있는 국책은행장의 의견을 피력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강 행장은 내년 은행권의 화두인 해외진출에 대해 "기업은행은 내년 중국 쑤저우에 지점을 여는 한편 중국에 지역본부를 출범시키고 현지금융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 1월 4일 은행 로고를 'IBK'로 통일하고 25년 간 사용한 심볼마크를 바꾸는 기업통합이미지(CI) 선포식을 열 예정"이라며 "이를 계기로 고객중심 은행의 이미지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