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대(1974~1977년) 미국 대통령을 지낸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사진)이 26일(현지시간) 향년 93세의 일기로 타계했다.

포드 전 대통령의 부인 베티 포드 여사는 이날 "사랑하는 남편이자 (많은 사람들의) 아버지,할아버지였던 포드 전 대통령이 숨을 거뒀다"며 "그의 인생은 하나님과 가족,조국의 사랑으로 가득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포드 전 대통령의 사망 원인과 숨진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다.

포드 전 대통령은 올 1월 폐렴을 앓았으며 8월에는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의 한 병원에서 혈관성형술을 받는 등 두 차례의 심장 치료를 받았다.

미국 대통령으로는 가장 장수한 포드 전 대통령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동쪽으로 약 209km 떨어진 캘리포니아주의 사막 지대인 '랜초 미라지'의 자택에서 그동안 지내왔다.

그는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선거를 통해 선출되지 않은 대통령이기도 하다.

포드 전 대통령은 1973년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였던 스피로 애그뉴 부통령이 부패 혐의로 사임하자 부통령으로 임명됐다.

이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사임하면서 1974년 닉슨의 지명을 받아 대통령직에 올랐다.

전임 닉슨 대통령이 은폐적이고 음모적인 이미지로 비쳐졌다면 포드 전 대통령은 개방적이고 직설적인 이미지로 남아 있다.

포드 전 대통령은 솔직한 인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었으나 취임 한 달 만에 닉슨 전 대통령의 모든 범죄를 사면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포드의 재임 기간은 895일에 불과했다.

그는 미군이 점령했던 사이공이 1975년 월맹군에 의해 함락되면서 미국이 베트남전에 패배한 데다 인플레이션 억제에도 실패,지지율이 급속히 떨어져 1976년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민주당 후보인 지미 카터에게 패했다.

포드 전 대통령은 1974년 11월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