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락이 지나면서 매수차익잔액 매물 우려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그동안 매수차익잔액이라는 잠재폭탄을 잠재웠던 주 요인이 배당이었기 때문이다.

배당을 받기 위해 주식을 쥐고 있던 투자자들이 내다팔 수 있게 되면서 4조원이 넘는 매수차익잔액이 청산될 가능성도 커졌다.

매수차익잔액은 '선물 매수+현물 매도'로 청산되는 까닭에 이 매물이 현실화될 경우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게 된다.

2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매수차익잔액은 전날 현재 4조4231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경신하며 폭발력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우선 1월 옵션 만기에 옵션과 관련된 차익물량 2500억원가량이 매물로 쏟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영 한화증권 연구원은 "매수차익잔액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매수세는 많지 않은 게 문제"라며 "최근 투신권이 매도세를 이어가는 점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외국인이 얼마나 매수에 가담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이날 장초반 시장 베이시스(선·현물 가격차이)가 1.6으로 낮아지면서 300억원가량의 매수차익잔액 물량이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증시 전망이 긍정적인 만큼 크게 우려할 만한 사항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날 시장 베이시스는 오후 들어 2.35까지 회복하면서 장 초반 우려를 씻어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수차익잔액이 청산되려면 베이시스가 1.7 수준 밑으로 내려와야 된다"며 "단기적으로 1.7선이 깨질 수는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이를 웃돌 가능성이 큰 만큼 당장 청산 우려감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배당락 이후 이 정도 베이시스가 유지된 점을 감안하면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