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양궁사랑 21년' … 양궁인의 밤 행사서 5억 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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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을 몇 달 앞둔 어느 날.정몽구 대한양궁협회장(당시 현대정공 대표)은 미국 출장길에서 사온 것들이라며 협회로 무거운 화물을 보내왔다.
심박수 측정기,시력 테스트기 등 선수들의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첨단장비들이었다.
정 회장은 승합차 한 대를 내주며 이 장비들을 싣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선수들의 몸 상태를 관리하도록 했다.
사비 5000만원을 들여 세계에서 처음으로 양궁 연습기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대한양궁협회 명예회장)의 '양궁 사랑'을 잘 보여주는 일화다.
정 회장이 고유가와 환율 급락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양궁대표 선수들에게 거액의 포상금을 내놓는 등 한국 양궁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로 벌써 21년째다.
정 회장은 27일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남녀 개인과 단체전을 휩쓴 양궁 대표 선수단과 코치진에게 총 5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포상금은 이날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과 김정길 대한체육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양궁인의 밤' 행사에서 전임 양궁협회장인 유홍종 BNG스틸 회장이 전달했다.
정몽구 회장은 그동안 '한국 양궁의 대부'로 불릴 만큼 양궁에 대해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가져왔다.
정 회장이 양궁과 인연을 맺은 때는 1985년 4월.정몽준 초대 회장에 이어 제2대 양궁협회장에 취임한 그는 그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제33회 세계 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고 남자단체전에서 사상 처음 우승하는 등 눈부신 성과를 거둬 일찌감치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정 회장은 이후 1997년까지 네 차례나 협회장을 연임하면서 한국 양궁을 세계적 수준에 올려놓았다.
1987년 3월에는 호주에서 '1988년 서울올림픽을 위한 세계양궁인의 밤'이라는 행사를 열어 양궁외교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기도 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는 스페인으로 날아가 섭씨 40도를 넘는 불볕더위 속에서 일반석에 앉아 끝까지 양궁 대표선수들을 응원했다.
2004년 9월에는 양궁 올림픽 선수단 환영행사를 열고 아테네올림픽에서 3개의 금메달과 1개의 은메달을 획득한 선수단에 6억원 상당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정 회장은 앞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과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도 포상금을 줬다.
정 회장의 양궁에 대한 열정과 투자는 그동안의 성적표가 잘 말해준다.
한국 양궁 선수단은 지금까지 총 23개의 올림픽 메달을 따내 올림픽 메달밭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양궁 대표선수들의 맹활약은 국산 활의 성능에 대한 신뢰로 이어져 중소업체들이 만든 활이 세계 각지로 수출되고 있다.
정 회장은 협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명예회장을 맡아 매년 협회 운영을 위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작년 5월에는 외아들인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에게 협회장직을 맡도록 해 대를 이은 양궁 사랑을 보여줬다.
정 회장의 양궁 사랑에는 현대차를 글로벌 기업의 반열에 올려놓은 특유의 집중력과 현장경영 철학이 담겨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지속적인 투자와 장비 과학화를 통해 한국 양궁을 세계 최고의 위치로 끌어올려 놓은 게 이를 방증한다는 것이다.
수시로 대표선수들의 경기장과 훈련장을 찾아가 격려하고 애로사항을 듣는 활동은 현장을 누비며 직원들과 자주 접하는 평소의 현장경영 철학과 맥이 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국 양궁을 세계 최강으로 이끈 경험이 현대차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
심박수 측정기,시력 테스트기 등 선수들의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첨단장비들이었다.
정 회장은 승합차 한 대를 내주며 이 장비들을 싣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선수들의 몸 상태를 관리하도록 했다.
사비 5000만원을 들여 세계에서 처음으로 양궁 연습기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대한양궁협회 명예회장)의 '양궁 사랑'을 잘 보여주는 일화다.
정 회장이 고유가와 환율 급락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양궁대표 선수들에게 거액의 포상금을 내놓는 등 한국 양궁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로 벌써 21년째다.
정 회장은 27일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남녀 개인과 단체전을 휩쓴 양궁 대표 선수단과 코치진에게 총 5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포상금은 이날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과 김정길 대한체육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양궁인의 밤' 행사에서 전임 양궁협회장인 유홍종 BNG스틸 회장이 전달했다.
정몽구 회장은 그동안 '한국 양궁의 대부'로 불릴 만큼 양궁에 대해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가져왔다.
정 회장이 양궁과 인연을 맺은 때는 1985년 4월.정몽준 초대 회장에 이어 제2대 양궁협회장에 취임한 그는 그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제33회 세계 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고 남자단체전에서 사상 처음 우승하는 등 눈부신 성과를 거둬 일찌감치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정 회장은 이후 1997년까지 네 차례나 협회장을 연임하면서 한국 양궁을 세계적 수준에 올려놓았다.
1987년 3월에는 호주에서 '1988년 서울올림픽을 위한 세계양궁인의 밤'이라는 행사를 열어 양궁외교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기도 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는 스페인으로 날아가 섭씨 40도를 넘는 불볕더위 속에서 일반석에 앉아 끝까지 양궁 대표선수들을 응원했다.
2004년 9월에는 양궁 올림픽 선수단 환영행사를 열고 아테네올림픽에서 3개의 금메달과 1개의 은메달을 획득한 선수단에 6억원 상당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정 회장은 앞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과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도 포상금을 줬다.
정 회장의 양궁에 대한 열정과 투자는 그동안의 성적표가 잘 말해준다.
한국 양궁 선수단은 지금까지 총 23개의 올림픽 메달을 따내 올림픽 메달밭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양궁 대표선수들의 맹활약은 국산 활의 성능에 대한 신뢰로 이어져 중소업체들이 만든 활이 세계 각지로 수출되고 있다.
정 회장은 협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명예회장을 맡아 매년 협회 운영을 위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작년 5월에는 외아들인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에게 협회장직을 맡도록 해 대를 이은 양궁 사랑을 보여줬다.
정 회장의 양궁 사랑에는 현대차를 글로벌 기업의 반열에 올려놓은 특유의 집중력과 현장경영 철학이 담겨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지속적인 투자와 장비 과학화를 통해 한국 양궁을 세계 최고의 위치로 끌어올려 놓은 게 이를 방증한다는 것이다.
수시로 대표선수들의 경기장과 훈련장을 찾아가 격려하고 애로사항을 듣는 활동은 현장을 누비며 직원들과 자주 접하는 평소의 현장경영 철학과 맥이 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국 양궁을 세계 최강으로 이끈 경험이 현대차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