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연인,오드리 햅번이 영화 '사브리나'에서 입고 나온 흰색 스트립리스(어깨끈 없는) 드레스를 기억하시는지.검은색 자수가 수놓인 흰색 드레스는 오드리 햅번을 청초한 한떨기 꽃으로 만들어줬다.

'지방시'가 없었다면 그녀의 이런 우아한 모습도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지방시의 역사는 프랑스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위베르 드 지방시(Hubert de Givenchy)가 1952년 파리에 패션 하우스를 열면서 시작됐다.

이번 시즌 지방시는 새로운 테마의 '클라벨레' 라인의 백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클라벨레 백은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되 외관은 반드시 네모 반듯한 모습으로 연출한 것이 특징.

지방시로서는 다소 파격적일 수 있는 모던한 외관을 채택한 대신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는 버클 장식을 통해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스타일의 전통을 이어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줄무늬 에나멜 처리된 가죽 백이 가장 돋보인다.

버클에 연결된 끈의 길이를 조정해 다양한 방법으로 연출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장점이다.

광택이 나는 에나멜 소재의 가방은 따로 나와 있는 '에나멜 전용 크림'으로 닦아야 한다.

겨울철에는 온돌이나 전열기구 등의 열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고깃집에서 무심코 상 위에 가방을 올려놓아 불판의 열에 가방이 변형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 (도움말=김민정 갤러리아 명품관 바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