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를 꼼꼼히 챙기되 과도한 집착은 금물이다.'

'10년 이상의 초장기 투자'를 내세우며 지난해 출범한 한국밸류자산운용의 이채원 전무(최고투자책임자·CIO)는 "특정 산업의 성장성을 볼 때는 눈에 보이는 실적 추이 외에 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의 변동과 소비 패턴의 변화,세계경제의 부침 가능성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숫자로 나타나는 실적 외에 해당 업종을 둘러싼 외부 환경 등을 살피다보면 업황이 좋은 조선,IT,인터넷 등을 뒤따를 수 있는 신성장 업종이 눈에 띌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이 전무는 투자대상을 선정할 때 실적 전망 외에 주로 '중국 경제와의 연관성'을 살피고 있다.

현재 잘 나가더라도 외풍에 쉽게 영향을 받는 업종이라면 장기 투자자 입장에서 선뜻 사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시장 의존도가 커지면서 중국경기 하락에 민감한 업종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 업종의 상당수는 가격을 마음대로 결정할 만큼 독점적 시장지배력을 가진 것도 아닙니다.

결국 중국발 수요 급감이 나타나면 실적 부진을 피하기 어렵지요.

지금 잘나가는 IT업종 등도 따지고 보면 여기에 해당됩니다.

투자기간을 길게 잡는다면 이런 요인에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 전무는 따라서 외풍에 영향을 덜 받는 쪽을 선호한다.

그는 제약,레저,교육,보험업(재무컨설팅서비스 포함) 등의 경우 사회구조 변화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는 업종으로 숫자로 나타나는 추정 실적보다 훨씬 성장잠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선진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고령화가 진전되고 소득이 늘면 이들 업종이 성장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이 전무는 업종별 전망에서 성장성이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뒤질 것으로 나타난 전기,가스,정유 등 에너지업종은 어떤 경우에도 없어서는 안 될 필수기자재라는 점에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일반적인 평가보다 성장 가능성에 후한 점수를 줬다.

그는 "에너지 수급이 갈수록 빠듯해지고 있어 독과점적인 전력,가스,정유의 경우 새로운 성장기회를 맞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