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장금리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감 등으로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결정하는 콜금리는 유동성 긴축 정책과 부동산 시장 안정 차원에서 한두 차례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 때문에 장기금리와 단기금리 간 격차가 좁혀지거나 역전될 수도 있다.

국고채와 회사채 등 장기채권 금리는 한은의 정책의지보다는 경기흐름과 향후 전망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

지난해 5% 수준인 경제성장률이 올해 4% 중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장기채권 금리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경제연구소 현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원 등 민간 연구기관들은 올해 회사채 또는 국고채 금리(3년만기 기준)가 지난해보다 0.2%포인트 정도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보다 더 큰 폭인 0.5%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물가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요금을 중심으로 서비스 요금이 다소 오를 것으로 우려되지만 전반적으로는 경기둔화로 인해 수요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가격도 하향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연구기관들은 현대경제연구원만 올해 물가상승률을 3.0%로 내다봤을 뿐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등은 모두 2%대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측했다.

문제는 부동산 가격을 자극하고 가계·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는 시중의 과잉 유동성이다.

집값 불안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시중 유동성을 줄여야 하는데,이를 위해서는 콜금리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콜금리는 한국은행이 전적으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의 예측보다는 한은 금통위의 입장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콜금리를 결정할 때 경기와 물가 등 전반적인 요인을 고려하는 것이 사실이지만,지난해 부동산가격 급등을 초래했던 시중유동성 과잉을 해소하는 데에도 상당히 신경쓰고 있다.

지난해 세 차례의 콜금리 인상과 지급준비율 상향 조정,총액한도대출 축소 등이 대표적인 유동성 긴축 조치들이다.

한은은 올해에도 금융완화 기조를 축소하는 쪽으로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의 물가관리 대상지표가 근원인플레이션에서 외부충격에 민감한 소비자물가로 바뀌는 것도 콜금리를 올리는 쪽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상할 경우 장기 시장금리가 어느 정도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말 단행된 지급준비율 인상조치에 따라 은행들이 자금 확보에 나서면서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큰 폭으로 뛰어올랐고,국고채 등 채권 수요가 줄어들면서 장기채권 금리도 상승했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올해 시장금리 역시 정책당국의 의지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